<프로필>남북실무접촉 북측수석대표 박영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5일 南北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 나서는 북측수석대표 朴英洙 祖平統서기국 부국장(56)은 북한내 탁월한 對南 대화통으로 꼽힌다.
특히 그의 논리정연한 달변과 두둑한 배짱은「회담꾼」의 기질을타고 났다는 평이다.
平北후창 출신인 朴은 金日成대학중 최고학부로 꼽히는 정치경제학부를 수석 졸업한뒤 노동신문기자를 하다 對南사업가로 변신했다. 이후 朴은 78년 인도에서 열린 李大鎔 월남주재공사의 송환협상 북측대표로 나서면서 우리측에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만 그는 역대 南北대화에서「악역」을 도맡다시피해 우리측에는그리 달갑지 않은 인물로 통한다.
朴은 89년 국민적 기대를 모았던 2차 고향방문단 교환협상 당시 북측실무대표로 나서 막판에 혁명가극『꽃파는 처녀』의 남한공연을 고집,이를 결렬시킨 장본인이었다.
당시 蘇연방 붕괴등 상황에서 교환방문을 결렬시키라는 평양측의지시를 받은 朴은『꽃파는 처녀』카드를 내놓는등 능수능란한 협상술을 보였다.
92년의 노부모교환방문 협상에서도 李仁模송환을 들고나와 교환방문을 무산시킨 것도 바로 그였다.
이와함께 朴이 집요한 말꼬리 잡기로 시간끌기의 명수라는 점도우리측에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85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 당시 우리측 李榮德 수석대표의 발언을 일일이 물고 늘어져 회담을 지연시켰었다. 당시 적십자회담 자문위원이었던 鄭時成 통일연수원장은『통상남북회담시 회담대표가 수석대표의 말에 트집을 잡은 전례가 없었다』면서『우리측은 이때문에「朴英洙는 협상대표 자격이 없다」고 북측에 항의했었다』고 말했다.
북측이 5일의 실무접 촉에 대화꾼인 朴을 보내는 것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對北결의안을 채택하는등 악조건속에서 열린다는 점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5월20일 우리측의 대화 제의이후 북한은 당초 6월의 전통문에서 정무원책임참사 金완수를 보내겠다고 한것을 거둬들인 것도 朴의 빼어난 협상술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朴은 이와함께 우리측 실무접촉 수석대표인 宋榮大통일원차관과의맞수로도 잘 알려진 인물.두 사람은 85년 각각 적십자회담 대변인겸 대표로 첫 대면을 한뒤 1,2차 고향방문단교환을 위한 실무접촉대표로 무릎을 맞대는등 줄곧 상대역을 맡 아왔었다.
아무튼 이번 실무접촉은 새정부 들어 첫 남북대화라는 점외에도단골 맞수인 두 베테랑이 회담을 어떻게 끌고갈지도 또다른 관심거리다. 〈吳榮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