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동동주」 미국 상륙/광주 탁주 제조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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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효모균 살린 진짜맛 내는건 처음/컴퓨터 제조시설 도입해 질관리
광주 탁주제조협회가 전통적인 탁주의 특성을 살린 「살아있는」 동동주의 수출길이 열렸다.
미국 LA 교민들이 광주 탁주제조협회에 수출을 요청한 「광주 동동주」는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협회측은 미국 FDA의 승인이 나오는대로 매일 1천3백병씩 수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동동주는 살균 특수포장을 한 상태로 수출돼 혈압조절과 암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효모균이 없어 「죽은」 동동주였던데 반해 이번에 수출되는 동동주는 효모균을 그대로 살린 것이어서 진짜로는 처음인 셈이다.
광주 동동주의 수출은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농축산물 유통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교민 백인선씨(43)가 광주시 동구 광산동 동동주 전문음식점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백씨는 국내 농수산물 무역업을 하는 권경현씨(46·전남 나주·대청물산 대표)와 함께 광주시 북구 양산동 광주 탁주제조협회를 찾아 LA 교민행사에 동동주를 보내줄 것을 희망했고,「광주 동동주」의 맛을 본 교포들이 지속적인 공급을 원하게 됐다.
광주 탁주제조협회와 백씨는 미국에서 소주 2홉들이 한병에 10달러 정도에 팔리는 것을 감안,동동주를 7백50㎖짜리 병당 8달러정도만 받으면 비행기 운송료를 감안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동동주는 탄산가스가 폭발해 마개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으나 91년 밀폐마개를 개발해 운송을 손쉽게 했고 1주일 가량 보관할 수 있게 돼 수출 바탕을 마련했지요.』
광주 탁주 이형호 실험실장(41)은 『동동주의 출고에서부터 미국 소비자에게 도착하기까지 유통기간을 1주일로 잡고 있다』며 수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4월에는 동동주가 최적의 발효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조 과정에서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컴퓨터 제조시설을 일본으로부터 3억5천여만원에 도입,품질향상을 꾀하기도 했다.
광주 탁주제조협회 강영원회장은 『막거리를 포함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발효식품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번 수출이 전통 농주의 위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광주=천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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