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패트롤>재배산삼 장뇌가꾸기 4대째-강원삼척 정연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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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산삼의 효능에 버금가는 약효를 지녔다는 장뇌(長腦)를 4대째재배하고 있는 鄭然慶씨(55).강원도삼척군노곡면여삼리 鄭씨의 텃밭에는 鄭씨의 증조부부터 재배해온 장뇌 1천여 뿌리가 신비의약효를 머금고 있다.
산삼이 깊은 산중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번식하는 것이라면 장뇌는이 산삼 씨앗을 받아다 재배한 것.
인삼이 6년만에 수확하는 것과는 달리 장뇌는 아버지대에 심으면 자식대에나 수확이 가능하고 이 정도의 장뇌는 산삼의 약효와별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鄭씨는 군제대후 27세때 유산으로 물려받아 재배하고 있는 장뇌밭은 鄭씨의 증조부인 成容옹으로부터 70여년이나 가업으로 길러온 귀중한 자산이다.
鄭씨의 증조부 成容옹은 1백여년전 당시 삼척군하장면에 삼베를구하러갔다가 지금도 깊은 산중인 두타산령에서 심마니로부터 7개의 산삼씨앗을 얻어와 재배를 시작했다.
장뇌는 당시나 지금이나 재배하기가 까다로워 몇십년동안 낙엽이썩어 이루어진 부식토에서나 재배가 가능하고 이런 토양에서도 지극한 정성 없이는 키울 수 없다.
成容옹이 심은 7개의 씨앗 가운데 5개가 발아했으나 8년후에는 다시 3뿌리만 남았으며 10년째에는 병든 이웃에 1뿌리를 줘 2뿌리만을 키우는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두뿌리가 4대째 정성들여 보살핀 결과 지금은 1천여뿌리로늘어난 것이다.
이 鄭씨의 장뇌는 여삼리 이웃 주민및 인근 신기면 미로면등에까지 퍼져 현재는 삼척군에만 4만여 뿌리가 재배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뇌는 심은지 7년이상 되면 일단 상품가치가 있어 한뿌리에 10만~15만원,10년 이상은 20만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돼있으나 鄭씨는 적어도 25년 이상묵은 장뇌만을 1년에 30여뿌리판매하고 있다.
鄭씨는 장뇌판매로만 연 1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리지만 예나 지금이나 장뇌재배는 생계유지가 아닌 가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鄭씨가 장뇌를 대하는 자세는 심마니들이 산삼을 캐러 산중에 들어갈 때 온갖 부정한 것을 멀리하는 것과 같다.
장뇌밭에 들어갈 때는 짚신을 신고 들어가 김매고 부녀자들은 밭 근처에도 얼씬 못하게 하며 장뇌를 사러온 사람도 부정한 것을 본 사람에게는 밭을 보여주지 않을 정도.
***長男 대물림 다짐 선조의 유업을 이어 장뇌재배를 해온지28년.鄭씨는 자신의 근력이 떨어지면 삼척시에서 조그마한 사업을 하고있는 장남 鳳敎씨(36)가 언제라도 가업을 잇겠다고 다짐해온 터라 조금 더 좋은 장뇌밭을 물려주기 위해 장뇌돌보기에여념없다 .
[三陟=李燦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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