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단 이기에 멍드는 국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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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약국의 무기한 휴업 전야인 23일밤 서울 종로5가 약국街는 당분간 약국을 이용 못할 것에 대비해 약을 사재기해두려는 손님들로 늦게까지 붐볐다.
동네 약국들이 대부분 오후10시쯤 문을 닫는 바람에 시민들은문을 연 약국을 찾아 한밤중에 이곳 약국가까지 찾아 나서야 했던것. 이날 오후11시쯤 약국을 찾은 金모씨(60.상업.서울동작구대방동)는 『2년전부터 중풍으로 고생하고 있어 매일 약국을이용해왔다』며『한의사들과 타협이 됐다길래 안심하고 있다가 갑작스런 휴업소식을 듣고 집 근처 약국을 찾았으나 모두 문을 닫아여기까지 오게됐다』며 약국휴업을 성토했다.
또 같은 시각 딸의 부축을 받으며 약을 사러온 李金女씨(56.여.서울동대문구창신동)는『내일부터 약을 살수 없다길래 위장약3일치를 미리 조제받았다』며『예상보다 휴업이 길어질 경우 어디서 약을 구해야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숨지었 다.
이미 6월25일부터 이틀간 약국휴업으로 한차례 불편을 겪었던시민들은 약사들의 되풀이되는 집단 이기주의에 짜증을 넘어 분노마저 느끼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정부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선시민이 직접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약사들의 집단행동을 막아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자정까지 손님을 맞은 I약국 주인 黃모씨(50)는『약사법 개정으로 약사의 생명과도 같은 조제권을 잃게된 지금 휴업은불가피하다』고 강변했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삼겠다는 약사들의 얘기에 귀기울이는 시민 은 아무도 없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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