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외동 일대 부품단지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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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자동차 부품업체인 ㈜진흥은 지난해 7월 경주시 강동면에서 외동읍 모화중소기업단지로 공장을 옮긴 뒤 사정이 나아졌다. 자동차 문 손잡이를 도색하는 이 업체는 인근에 있는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에 납품하는 물류비와 납품 시간을 크게 줄이게 됐다.

이 회사 홍순봉 대표는 "인근에 자동차 협력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공장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적한 시골 마을이던 외동읍 일대가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대는 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자고나면 공장이 들어선다"는 주민들의 말처럼 이곳에 터를 잡는 업체가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외동읍에 들어선 업체는 현재 4백2개. 3년 새 75%나 늘었다. 자동차 부품업체가 1백54개로 가장 많고 조립금속.기계장비 업체도 1백여개에 이른다. 대부분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외동 지역은 1994년 11월 문산리와 석계리에 각각 외동지방산업단지(14만1천㎡)와 석계지방산업단지(14만6천㎡)가 조성되면서 공업지역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후에 조성된 모화중소기업 단지에는 30여개 업체가 둥지를 틀었다.

외동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메탈 이정우 대표는 "도로망이 잘 갖춰졌고 공장용지 분양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부지를 더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단 용지 가격은 평당 30만원대로 40만원대인 인근 울산 지역보다 싸다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또 이곳에 업체들이 몰리는 것은 울산공업단지와 가깝기 때문이다. 거리가 20여㎞밖에 안 된다. 포항과 울산을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7번 국도가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포항에서 자동차 부품 원자재인 철강을 확보하기가 손쉬운데다 현대자동차등이 있는 울산으로 납품하기가 수월하다.

업체들이 몰리면서 신규 공단 조성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냉천리의 냉천산업단지(21만5천㎡)와 문산리의 외동 제2산업단지(64만4천㎡)가 더 개발되고 있다. 두 공단이 완공되면 1백여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다. 2006년 분양할 예정인 이들 공단에는 벌써 40여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고 경주시 최희식 산업환경국장은 설명했다.

경주시는 이에 발맞춰 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광역상수도망 구축 사업도 지난해 말 모두 끝냈다. 또 외동읍에 입주하는 업체에는 취득.등록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종합토지세.재산세는 입주부터 5년간 50%씩 깍아준다.

경주=홍권삼 기자<honggs@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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