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장르 개척 이신자.김봉태 두중진작가개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태피스트리와 판화라는 현대미술의 두 장르를 국내화단에 뿌리내리게 한 두 개척자들이 잇따라 대규모 전시회를 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미술계에 처음 태피스트리를 소개한 중진화가 李信子씨(62.덕성여대교수)가 40년에 걸친 그의 실작업의 획을 긋는 대규모 개인전을 21일~10월7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갖는다. 지난 63년 한국미술가협회에 의해 제3회 파리비엔날레 출품작가로 선정돼 세계규모의 국제전에 첫 공식판화출품작가가 된중진작가 金鳳台씨(56.덕성여대교수)도 그의 판화작업 30년을결산하는 개인전을 22일~10월5일 공평아트센터.동 숭갤러리.
박여숙화랑.삼풍갤러리에서 연다.金씨의 전시회는 그의 60년대에서 최근에 이르는 작품들을 시기별로 망라해 보여주는 회고전의 성격이 강한 반면 李씨의 전시회는 「영원한 현역」을 주장하며 최근 작업만을 선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53년 제3회 국전에 장식벽걸이를 출품하면서 시작된 李씨의 실작업은 한동안 직조와 염색을 병행했으나 제21회 국전에서 태피스트리 작품을 처음으로 출품하면서 강한 집착을 보이기 시작,80년대부터 태피스트리의 외길을 걸어왔다.
이번 개인전은 국내에서는 만10년만에 열리는 것으로 모두 40점이 출품되는데 2m가 넘는 대작만도 10여점이나 된다.
출품작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총길이 18.7m에 달하는『한강,서울의 맥』.약 3년간에 걸쳐 제작된 이 작품은 한강이 시작되는 팔당 위쪽의 산골짜기에서 시작해 행주와 서해바다에 이르는 한강의 물줄기 전체를 다루면서 잠실스타디 움.동호대교등 서울의 현재를 요목별로 묘사한 것이다.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작업정리」를 내세우고 있는 金씨는 비매품 1백여점을 포함,모두 2백50점을 선보일 예정.
서울大미대 출신인 그는 62년 유화작업과는 다른 새로움에 대한 흥미로 판화세계에 뛰어든 판화 제1세대.초기 목판화와 석판화를 주로 했던 그는 20여년간 계속된 미국생활에서 동판화로 범위를 넓혔으며 최근에는 실크스크린작업을 주로 해 오고 있다.
평론가 吳光洙씨는 한국현대판화30년과 맥을 함께 하고 있는 그의 작업을 가리켜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분석적이었던 서구의 체험이 원숙과 종합으로의 동양적 선험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평했다. 〈洪垠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