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백경>1.괘씸죄에걸린 禹作敏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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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中國이 급변하고 있다.21세기 超大國을 겨냥하여「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中國의 강력한 변화 드라이브와 그 진통을 北京특파원의 현장보고인「中國百景」을 통해 더듬어 본다.
[편집자註] 中國에는 약 3천개의 縣이 있다.중국당국은 이가운데 경제발전도가 출중한「선진 모범」 1백개 縣을 선정했다.天津市靜海縣에 있는 大邱莊마을은「1백마리의 닭」에 비하자면「한마리 학」이라 할만큼 성공한 사례로 이름나 있다.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것이라곤 가난뿐인 大邱莊을 전국 제1의 모범사례로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禹作敏이다.농투산이 출신이면서과감한 공업화를 추진해 극빈이었던 주민생활 수준을 1인당 연간평균 2만달러 수준로 끌어올려 국내는 물론 해외 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같은 禹가 지난 8월 징역 20년형을 받은 죄수의 몸으로 전락했다.그의 몰락은 중국인들에겐 충격이었다.
人民日報는 사설까지 싣고 禹作敏사건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주장했다.『어느 누구라도 얼마간 공적이 있다고 해서 목에 힘을주며 법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바로거꾸러지게 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이 신문은 禹를「土皇帝」에 비유했다.봉건시대에 작폐를 일삼던지방권력자 토황제처럼 禹作敏이 거들먹거렸다는 것이다.
禹의 혐의내용은 지난해말 자신의 심복들이 한 종업원을 때려 숨지게 한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으며 심지어 이들에 대한 수사당국의 조사를 공공연히 방해했다는 것이다.
관영 중앙텔리비전은『大邱莊의 상반기 총생산액이(禹의 부재에도불구하고)지난해 동기에 비해 71% 늘어났다』고 보도했다.禹사건을 지나치게 확대했다간 개혁.개방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당국의 고심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大邱莊은 이번 사건으로 쑥밭이 돼 2개월간 휴업했다.
일반이 받아들이는「교훈」은 관영매체들의 역설과는 사뭇 달랐다.
『중국에서 남보다 뛰어나면 언제라도 큰 낭패를 당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보수적 풍토에서 너무 나섰던 만큼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는 견해조차 있다.이를테면 그의 성공이 官의 지시와 상충되자「괘씸죄」에 걸리게 된 것이다.마침 中國에는「부패사냥」이 한창이다.禹作敏사건은 급속한 성장으로 빚어진 부산 물인 셈이다. [北京=全擇元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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