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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시조놀이 복원 보급나선 박덕권씨 3형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짚방석 내지마라 낙엽엔들 못앉으랴/솔불 혀지마라 어제 진달돋아온다/….』 컴퓨터음악이 난무하는 시대에 오랜만에 들어보는時調가락이 반갑다.최근 우리 선조들이 노래처럼 읊조리던 시조를이용한 민속놀이가 등장,화제를 모으고 있다.
30년前만해도 여염집 형제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운치있게 즐기던 시조놀이(일명「歌鬪」)를 다시 볼수 있게 된 것.
朴德權(46.세진무역 이사).德吉(44.건설회사 근무).德奎(36.시인)씨 3형제가 바로「박씨네 시조놀이」를 제작.판매,시조놀이 되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장본인들이다.
「박씨네 시조놀이」는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던 시조놀이를 현대에맞게 새로 꾸민 것.시대에 맞지않는 유교적인 내용은 배제하고 민속화가에게 삽화를 의뢰,작업시작 1년만에 빛을 보게됐다.
시조놀이에는 朴씨 형제들이 가려뽑은 古時調89수와 현대시조11수등 모두 1백수의 시조가 활용되고 있다.
놀이는 낭송자가 1백패의「읽는패」(시조 전문이 실린것)중 하나를 들어 읽는동안 경기자들은 바닥에 늘어놓은 여러개의「깔패」에서 낭송되고 있는 시조의 종장이 적힌 패를 찾는 것으로 진행된다.1백수의 시조가 모두 낭송된후「먹은패」가 많 은 순서대로등위가 매겨진다.
시조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시조가 적인 깔패들만 봐도 따분해질것 같지만『한두번만 해보면 여섯살짜리 꼬마아이도 놀이에 쏙빠질만큼 쉽고 재미있다』는게 朴씨 형제들의 설명.낭송자가 시조전문을 읽어주기 때문에 시조를 잘 몰라도 놀이참 여에 문제가 없다. 朴씨 형제들이 시조놀이를 부활시키자고 뜻을 모은 것은 지난해 추석때.가족들이 모여도 놀이할게 마땅치 않은것을 안타까워하던중 어릴때 즐기던 시조놀이가 떠올랐단다.
동생들을 동원(?),시조놀이 부활을 주도한 朴德權씨는『국민학교 시절 멋모르고 즐겼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학교공부와 정서함양에 많은 도움이 된 것같다』면서『막내동생(德奎씨)이 시인이 된것도 시조놀이를 하며 성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조놀이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시조놀이에 대한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금강기획의 카피라이터 金석기씨(35)는 88년 金씨 자신의 결혼식때 하객들에게 시조놀이를 카드로 제작,선물했던 경우.朴씨는 이 사실을 전해듣고 반가운 마음을 담아「박씨네 시조놀이」를 金씨에게 선물했다.
朴씨는『그동안 우리것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소중한 것을 많이 잃어왔다』면서 『건전하고 유익한 민속놀이로 시조놀이가 뿌리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씨네 시조놀이」연락처 (325)7026.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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