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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대형무대 활짝-오페라.발레.뮤지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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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9월들어 뮤지컬등의 야심에 찬 대형 무대가 잇따라 펼쳐져 초가을 공연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6일부터 11일까지 국립극장대극장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예프게니 오네긴』을 직업오페라단으로는 처음 국내무대에 올린다.
푸슈킨의 동명소설을 오페라화한 전3막 7장의 이 대형작품은 이탈리아.프랑스등의 서구작품과는 달리 우리에게 별로 소개될 기회를 갖지 못했던 러시아오페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예프게니 오네긴』은 러시아의 전원마을에서 펼쳐지는 비극적인사랑을 푸슈킨이 아름다운 운문으로 묘사하고 있는 명작이며 고전발레 각색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음악부문이 더욱 강조되는 러시아오페라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독일연출가 볼프람 메링씨를 초빙,내면심리를서정적인 음악으로 표현해내는데 주력한다.
독일어권 성악을 전공한 중견성악가 金寬東.鄭綠基씨가 주역인 예프게니 오네긴역을,鄭銀淑.朴敬信씨가 여주인공 타티아나역을 번갈아 맡는다.
이 작품은 규모면에서도 국립합창단.추계예대합창단 80여명,국립발레단 20명,코리안심퍼니오키스트라(지휘 최승한)까지 합쳐 총 2백여명이 출연하는 대형 본격오페라로 꾸며진다.
오페라나 연극으로 주로 선보였던『삼손과 데릴라』가 趙承美발레단에 의해 9,10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창작발레로 각색돼공연된다.
발레작품으로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삼손과 데릴라』는 화려하고웅장한 다곤신전이 무너지는데서 절정을 이루는데 그 극적 효과를최대로 살려내 국내 발레무대의 신기원을 이루어 보겠다는 것이 趙承美발레단의 각오다.
기독교적인 주제의 작품을 주로 무대에 올리는 趙씨는 이 작품에서 삼손역에 김종훈.이준규씨,데릴라 역에 손미경.신순주씨,블레셋왕역에는 안무가 제임스 전씨를 각각 기용하고 있다.
서울오페라단은 대전엑스포를 찾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4일 대전엑스포대극장에서 창작오페라『원술랑』을 선보인다.
86,89년 두차례 무대에 오른 적이 있는『원술랑』은 이번 엑스포를 기념해 1시간용으로 재구성되면서 컴퓨터그래픽화면을 오페라에 접목시킨 첨단기술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원술랑역은 테너 박성원.김태현,진달래역은 소프라노 남덕우.박순복이 공동으로 맡는다.
엑스포극장에선 또 서울예술단이 6일부터 10월3일까지 야심적인 뮤지컬『뜬쇠가 되어 돌아오다』(김지일 극본.김영렬 연출)를선보인다.
「뜬쇠」로 상징되는 전통예술과 그룹사운드의 서양대중음악이 대립되는 극적 구조를 가진 이 작품은 동.서양간,세대간,전통과 현대간 마찰과 화해.조화를 주제로 무용.가무악.드라마가 총동원되는 총체극으로 꾸며진다.
드라마 삽입곡으로 주가를 올린 최경식씨와 국악인 김성운씨가 작곡을 맡아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접목을 실천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한편 10월20일(문화의 날)부터는 예술의 전당 서울오페라극장의 음악극축제가 열리면서 서울오페라단의『아이다』등 6편의 대형 오페라가 이어질 계획이어서 가을무대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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