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증권 발행중단/쌀값 계절진폭 허용/질따라 수매가 차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양정도 개혁/적자 줄이며 묵은쌀 처분/농림수산부 안확정 대통령에 보고
앞으로 농민들은 쌀의 품질과 품종에 따라 수매가격을 달리 받고 시중의 쌀값 역시 계절에 따라 10%의 범위내에서 오르고 내리게 된다.
양곡적자의 단계적 해소를 위해 발행잔액이 6조3천억원에 이르는 양곡증권의 신규발행이 중단되고 대신 추곡수매에 따른 부담을 재정에서 떠맡게 된다. 이와함께 「추곡수매 예시제」가 도입돼 2∼3년치의 수매물량과 가격을 정부가 예시하며 획일적인 정가방출을 하지않고 농협이 정부를 대신해 시장가격에 의해 공매하기로 했다.
허신행 농림수산부장관은 19일 이같이 쌀값의 계절적 진폭을 허용해 쌀의 민간유통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정제도 개혁방안을 마련,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번에 마련된 개혁안은 경제기획원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확정됐으며 양곡관리법 등 관련법률을 개정하는 대로 바로 시행된다. 개혁안은 내년에 쌀값의 계절적 진폭을 수확기에 5%,7∼8월의 단경기에 7%까지 오르고 내릴수 있도록 하며 95년부터는 단경기에 10%까지 진폭을 두도록 했다.
또 양곡관리기금의 운영방식을 전면 개편,정부미재고(약2조2천억원) 처리와 한국은행 차입금(1조6천억원)의 특별상각 등을 통해 부채규모를 줄인뒤 나머지 부채에 대해서는 세계잉여금과 재정에서 단계적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개혁안은 쌀을 담보로 돈을 빌릴수 있는 미곡담보 융자제도와 쌀농사를 짓는 농민에 대해 보상하는 직접 소득보상제를 시행키로 했다.
이와함께 1천2백40만섬에 이르는 쌀 재고를 연간 3백만섬씩 95년까지 처분하고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북한에 쌀을 반출해 주기로 했다.
특히 남북통일에 대비해 적정수준의 쌀을 계속 비축하는 한편 수확량이 일반 벼품종의 두배에 달하는 「슈퍼쌀」을 개발,통일후 자급자족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추곡수매량과 수매가격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수매량을 지난해(9백60만섬)보다 줄이되 수매가격은 생산비와 냉해 등을 감안해 적정폭을 올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