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당서 제의 왔어도 고려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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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씨가 13일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직을 수락했다. 평생 글쓰기만 해온 그가 정치와 인연을 맺기는 처음이다. 풍자가 넘치고 흙 냄새 물씬한 그의 글만큼 수락의 변(辯)도 맛깔스럽다.

"내가 살아온 경로를 봐서는 진보보다는 보수에 가깝지. 좌파보단 우파라고 사람들이 생각들 하고…. 그런데 열린우리당에서 나를 뽑은 것을 보면 그 사람들이 '코드 인사'를 안했나봐. 그걸 봐서 내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 金씨는 그러면서 "깨끗한 사람인데 나이가 들어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하면 내가 브레이크를 걸 거야"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함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안하고 그런 거 없었다. 오로지 사람이 깨끗하냐 아니냐를 보고 찍었지." "다른 당에서도 제의가 왔으면 공천심사위원직을 고려해 봤을 거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에서밖에 연락이 안 온 걸 어떡하냐."

그가 혹시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까란 시각에 대해선 "내가 장관이나 국회의원보다 못할 게 뭐냐. 위원으로서 정치적인 의사만 개진한 후 깨끗이 손떼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김광웅(위원장).김문환 서울대 교수, 김재홍 경기대 교수, 박재동 화백, 윤지희 전 참교육학부모회장, 이재철 변호사, 이창열 전 이화여대 교수, 전현희 변호사,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등 공천 심사위원 10명을 확정 발표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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