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대통령, 네 번째 방한 이번엔 만해대상 받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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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右)과 엘 하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안성식 기자]

승합차의 대명사가 돼버린 '봉고'. 가봉의 대통령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왔다. 바로 그 가봉공화국의 엘 하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72.이슬람 개종 전엔 알베르 베르나르 봉고) 대통령이 네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제11회 만해(萬海.한용운)대상 평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민주화를 정착, 정정이 불안정한 주변국에 모범이 됐다는 사유다.

그는 10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최한 청와대 환영오찬에서 직접 봉고의 '작명 비화'를 털어놓았다.

그는 "(1975년 나의) 첫 한국 방문은 박정희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졌다"며 "당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했다. 내 이름이 한국의 한 미니버스에 붙여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기아자동차가 신형 승합차 출시 때 봉고란 이름을 붙인 것을 공개한 것이다. 봉고차는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봉고 대통령은 이날 노 대통령에게 "가봉은 정치 안정과 금융 안정을 이뤘다"며 가봉의 신공항 사업에 한국의 참여와 협력을 부탁했다. 무슬림이기도 한 그는 아프간 피랍 사태에 대해 "한국인의 아프가니스탄 피랍에 우리는 매우 근심하고 있다"며 "살해된 분들에게 조의를 표한다"는 말도 했다.

봉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이던 67년, 대통령의 서거로 대통령 직을 승계한 뒤 41년째 집권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지도자 중 최장수다. 2003년 성(姓)에 온딤바를 추가했다.

가봉은 60년 프랑스에서 독립했으며 한국과는 62년 수교했다. 82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지를 가봉으로 정하기도 했다.

박승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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