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위독설」 사실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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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식물인간­고환암 수술등 소문 잇따라/당국선 “고령불구 정상업무활동” 일축
중국 최고실력자 덩샤오핑(등소평)은 과연 중환에 빠져 있는가.
최근 미국의 한 신문이 등소평의 건강상태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서 임종임박을 보도,등의 건강이 새삼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그러나 등소평의 건강악화 소식은 지난 5월이래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 「미국소식통」도 그중의 하나로 추측보도라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중국 공산당의 한 고위 소식통은 『등소평이 혼수상태에 빠져 공군 제301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젼혀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노령으로 거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적으로 1일보고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설사 등소평의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해도 그것을 밝힐수 없는 것이 중국당국의 입장』임을 전제하면서 등소평을 호위하는 「당중앙 경위국」 요원들이 전원 중공당 지도층들의 여름철 휴가지인 북대하에로 옮겨갔음을 밝히고,북대하에서의 정치공작회의에 이번에도 등소평이 이미 참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관계전문가들은 장쩌민(강택민) 당총서기겸 국가주석이 최근 청해시찰에서 돌아온 이외에 차오스(교석),리루이환(이서환),후진타오(호금도)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각각 동남아·중국남부지방·북한을 방문중이며 군부의 고위장성들도 외지에 나가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등이 위독한 상황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등의 건강을 둘러싸고 지난 5월하순 등이 「식물인간」이 됐다는 소문이 나돈이래 6월에는 등이 고환암을 앓고 있다,7월에는 이미 사망하여 그의 유언을 당관건(정관근) 정치국위원이 발표할 얘정이다,이어 23일에도 등의 사망설이 외신을 타고 나돌았다.
이같은 등소평의 건강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는 것은 등의 노령때문에 언제 주장해도 그럴듯하다는 것과 비밀에 싸인 그의 상태를 캐내려는 양동작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북경=전택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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