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화주택 매입 “열기”/외국기업­화교등 앞다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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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제변화 반영… 고급아파트등 품귀/장개석 옛별장 있는 여산지역 인기/등 아들등 고위층이 분양도
중국의 역사적 성산속 깊숙히 파묻혀 있는 1백년된 별장에서부터 현대적 번영을 구가하는 상해의 호화판 장원에 이르기까지 지금 중국에서는 초호화 고급 주택들을 구입하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
홍콩에 있는 일부 부동산 중개업자 사무실에는 중국의 일반 서민들로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호화저택들을 구입하기 위해 외국인 기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콩·대만 및 해외화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사람들이 가장 군침을 삼키고 있는 것은 지금은 모두 사망한 중국 공산당주석 마오쪄둥(모택동)과 장세스(장개석) 대만총통이 즐겨 찾았던 여름별장이 있는 중국동부 강서성 여산에 있는 21채의 역사적 별장들이다.
상해에서는 최고 82만3천6백달러의 가격으로 지난 5월 홍콩에서 분양을 개시했던 63채의 신축 호화 가든 빌라를 들 수 있는데 그 배후에는 중국의 최고실권자 덩샤오핑(등소평)의 둘째 아들이 관련되어 있다.
수도 북경과 남부의 광주시를 비롯해 기타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더욱 편리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호화 아파트·단독주택들이 날개 돋친듯 팔려 중국경제가 얼마나 빨리 변하고 있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 중개업체 리처드 엘리스사는 『해외뿐만 아니라 고위간부들의 주택을 마련하려는 중국내 합작회사나 외국회사들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의 호화주택 매입 열풍을 설명했다.
리처드 엘리스사가 지난해 분양한 그리뷰라는 고급주택 계획이 그 좋은 예인데 이 회사의 고층 콘도미니엄 분양가는 최고 20만7천달러였고 2층 내지 3층짜리 빌라는 최고 38만8천달러나 호가했다. 이보다 더 고급형 주택은 상해대개발회사가 상해 서쪽 교외에 건설중인 시지아오 가든빌라로 이 회사의 회장은 바로 등소평의 작은아들 등질방이다.
그러나 역사의 진정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중국 신화에 나오는 5대 성산 가운데 하나인 서늘하고 안개로 덮인 여산의 돌담으로 둘러싸인 유럽풍 별장들을 물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중국에서 여름정치의 중심지로 더 잘 알려졌던 여산에는 21채의 건물이 있으며 이중에는 지난 30년대에 장개석총통이 국민당정부의 하계소재지로 삼았을 때 그가 묶었던 2층짜리 별장도 들어있다.
장개석총통이 지난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해 대만으로 쫓겨간후 모택동과 그 추종자들은 중국역사상 중요한 일련의 비밀회의를 이곳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모택동 별장도 있는데 지금은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어 매각대상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부동산 상담회사인 버이거스 홍콩의 한 간부는 현재 구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는 대만·동남아시아 및 미국의 영향력 있고 아주 유명한 실업인과 지역사회 지도자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1백년전 서방 선교사들에 의해 건설된 이들 별장은 최소한 70만달러에서 1백50만달러는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격에는 자외선 감시장치 설치비도 포함되어 있다.<북경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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