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핵사찰 시한 정해 강공입장/북한­미 제네바 2차회담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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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팀훈련」 중지등 보상책 함께 제시/북,사찰수용 대가 관계개선 희망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최종 담판장」이 될 것으로 점쳐지는 2단계 북한­미 고위급 두번째 회담(한국시간 16일 오후 5시)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핵사찰 문제에 대한 가닥이 잡히느냐,아니면 북한 핵문제가 끝내 유엔안보리로 넘어가느냐의 기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5일 오후 한승주 외무장관 주재로 핵대책반 회의를 열어 14일 제네바회담에서 특별사찰과 관련해 북한측이 내놓은 의견들을 종합·검토하고 16일 회담을 위한 최종 대책을 마련,제네바 대표부에 내려보내 미국 대표들과 조율토록 했다.
○적극 대처로 조율
한 참석자는 이 회의에서 나온 결론에 대해 『16일 회의를 조심스럽게 지켜보자는 것이었다』고 소개하고 『북한이 자기 입장만 고집할 상황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중한 낙관론을 폈다.
그는 북한 핵사찰 문제와 관련,『한미 양국은 이러 이러한 것 말고는 안된다는 적극 대처방향(positive system)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북한이 이와 비슷한 성격의 획기적 안을 내놓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 입장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의 진전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미 양국은 16일 회담에서 핵사찰 문제에 대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다.
미국은 우선 핵폐기물 장소로 보이는 영변의 미신고시설 두곳을 사찰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설에 있는 핵폐기물을 채취,분석해보면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 개발활동을 통해 축적한 플루토늄의 정확한 양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대북 특별사찰이라는 용어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의 핵개발 투명성을 보장받는 방안을 강구할듯 싶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확고히 지키는 것이다.
○NPT 유지 비중
하지만 미국은 북한에 이같은 요구를 하는 동시에 획기적인 대북 보상책(당근)을 내놓을 것이다.
현재 미국은 북한이 IAEA의 사찰을 받아들일 경우 ▲94년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남한에 핵무기가 없다는 사실의 명시적 확인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3단계 회담 약속 등의 보상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초 NPT 탈퇴 철회카드를 궁극적으로 미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보여지는 북한의 대응방법이다.
북한의 아무리 예측불가능한 사회라고 해도 서방선진 7개국 정상이 한 목소리로 북한 핵해결을 강조하고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한,『북한이 핵을 개발해 사용하면 끝장』이라고 경고했는데 북한이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다만 북한은 과거처럼 IAEA의 불공정성을 거론하면서 IAEA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인다면 사찰의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 IAEA와 협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IAEA 이사회가 열리는 9월22일 이전까지는 사찰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면서 사찰시한을 설정하려 들 것이다.
○9월22 전 해결
따라서 북한은 일정시한까지 임시사찰과 특별사찰을 받는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핵개발의 투명성을 완전히 보장하기 위한 사찰은 IAEA 및 남북대화를 통해 해결을 모색한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결국 북한은 ▲IAEA와 사찰방법을 논의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3단계 회담을 속개하는 한편 ▲남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준수방안을 논의하는 등 3개 경로(track)로 협상을 전개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끝내 IAEA의 사찰을 거부하고 핵문제를 파국으로 몰고갈 경우 협상을 통한 핵문제 해결노력은 16일 마감될 것이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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