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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치상황 현장답사/클린턴 「돌아오지 않는 다리」시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비무장지대 망루에 올라 북쪽 관측/북한군 2명 망원경으로 동향 살펴
클린턴 미 대통령은 11일 오후 판문점과 동두천의 미 보병 2사단을 둘러본뒤 이한했다. 그는 보병사단 방문중 장병들의 요청을 받고 색서폰을 잠시 연주하기도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미군기지에서 주한 미국실업인을 접견한후 검은색 리무진 승용차편으로 오후 1시15분쯤 임진각 「자유의 다리」를 건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맡고 있는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는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헬기 기 대신 승용차로 이동수단을 변경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올렛초소 시찰에 앞서 캠프 보니파스내 벨린저홀에서 10여분간 미군장교로부터 슬라이드와 함께 브리핑을 청취.
브리핑 장소에는 미 해병대 복장의 건장한 백인 한명이 「핵가방」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가죽가방을 들고 배석해 주목을 끌기도.
부대측은 클린턴 대통령의 판문점 방문계획이 전해지자 한달전부터 벨린저 홀의 천장과 지붕만 남기고 홀 안팎을 모두 새롭게 단장했으며 2주전부터는 관광객들의 견학을 전면 취소.
특히 미 경호팀은 10일에 이어 11일에도 벨린저홀내에 진열장 서랍까지 샅샅이 살펴보는 등 경호에 만전을 기했다는 것.
○…캠프 보니파스에서 미군용 지프에 나눠 탄 클린턴 대통령 일행은 오후 1시55분쯤 비무장지대내 올렛초소에 도착,초소사령의 안내로 망루에 올라가 북한의 선전마을인 「기정동」 등 비무장지대 일대를 망원경으로 관측.
남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 푯말에서 불과 50여m거리에 위치한 망루에서 15분쯤 머무르며 휴전선일대 북쪽을 찬찬히 둘러본 클린턴 대통령은 망루를 내려와 줄기가 다소 가늘어진 비를 그대로 맞으며 숙소와 막사 등을 둘러보고 병사들과 일일이 악수.
클린턴 대통령은 비무장지대 방문에 이어 이날 오후 2시45분쯤 76년 8월18일 도끼만행사건이 일어난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 도착,다리를 10여m쯤 걸어가 안내사병으로부터 도끼만행사건에 대한 설명을 청취.
군사분계선이 다리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이날 한국군과 미군 장병 9명이 경계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이 다리위에 머무르는 동안 1백m 전방의 북한군 초소에선 북한군 2명이 망원경을 통해 그의 동향을 살폈다.
클린턴 대통령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의 방문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만약 북한이 핵을 개발해 사용하려 한다면 이는 북한의 마지막이 될 것(the end of their country)』이라고 강력히 경고.
클린턴 대통령은 이어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배경으로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애스핀 국방장관 등과 기념촬영을 한데 이어 병사들과도 포즈를 취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미군초소외에도 특별히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가보고 싶다고 희망했는데 이는 클린턴 대통령이 아칸소주지사 시절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어 이번 비무장지대 시찰일정에 포함시켰다고 주한미군 관계자들이 전언.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판문점 자유의 집 북방 약2백여m 지점으로 76년 8월18일 이른바 북한군에 의한 「8·18 도끼만행사건」(일명 미루나무 절단사건)」의 현장이기도 해 이번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이곳을 시찰한 데는 한미간 군사동맹체제를 확인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공동경비구역내 미군 경비대인 「캠프 보니파스」는 사건당시 숨진 미육군 보니파스중위의 이름을 따 명명한 것.<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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