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중계기피 「한국 가요제」유산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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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국내 유일의 민간주도 가요제로 신선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한국가요제」가 KBS의 중계 무산으로 표류하고 있다.
한국노랫말연구회(회장 박상희)주최로 올해 3회째 맞는 「한국가요제」는 건전한 가요 창작을 육성하기 위해 신인·기성가수 구분 없이 참가하는 독특한 형식의 가요제다.
당초 6월5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응모곡 1천2백57곡 중 최종본선에 진출한 10곡이 경연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KBS의 인사·기구개편을 겪으면서 중계가 불투명해지자 연기를 거듭하게 됐다.
KBS는 개편이후 외부행사를 대폭 줄이고 정규프로그램 활성화에만 전념한다는 사업기본방침에 따라 매년 중계해오던 프로그램 방송에 난색을 하고있다,.
이에 「한국가요제」를 준비해온 가요작가들은 KBS의 중계가 가요제에 대한 스폰서 문제 등 성패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고 건전 가요를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방송을 촉구하는 가요인 1천2백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집단적인 반발로 비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랫말 연구회와 가요작가 동지회(회장 반야월)·가요작가협회(회장 김영광)·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신상호)·연예협회가요창작분과위(위원장 최남기)·하모니회(회장 김기표) 등 각종 가요단체들은 연대해서 KBS측에 중계협조를 촉구하며 10대위주의 노래에만 치중하는 편향적 방송의 시정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7일 제출했다.
한국가요제를 주관하고있는 박상희씨는 『한국가요제의 그랑프리 수상 곡이 동경국제가요제의 한국대표로 출전하게 되어있어 한국가요제가 유산되면 국내 가요계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실망을 안겨주는 일』 이라며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있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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