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동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북한의 당·정무원 부장(장관급)은 벤츠나 볼보를 타고 다닌다. 한때 승용차의 국산화에 나섰지만 실패한 탓이다.
김일성·김정일은 특수 주문한 포드를 타고, 군 당비서·행정위원장·기업소 지배인 이상 간부에게 차가 나온다. 다만 군당비서 등 대부분의 중견간부는 북한산 지프인 갱생82를 탄다. 물론 운전사는 딸려있다.
트럭은 58년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갔고, 버스는 88년부터 일본 등에서 엔진을 들여와 조립 생산하는 단계다. 그러나 버스도 아직 체코제 스코다, 헝가리제 가류샤 등 외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북한에는 외제차가 많아 평양시내를 달리는 차량의 7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귀순자들 얘기다.
최근에는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 승용차 일부가 북한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의 연간 자동차생산능력은 3만3천대 정도로 지난해 생산량은 1만4백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갱생82가 북한의 대표적인 차종으로 꼽힌다.
외형은 군용 지프지만 일반관리도 이용하며, 북한에서 가장 흔하게 굴러다닌다.
평남 평성공장에서 만드는 갱생82는 북중·구성기계공장 등 전국에 산재해 있는 18개 부품공장에서 부품을 납품 받아 생산한다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화물차는 2.5t급 승리 58에서 40t급 금수산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하다. 5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원조 하에 착공한 평남 덕천공장 (현 승리공장)에서 승리58을 생산한 이후 60년대 초 양산체제를 갖췄다.
이밖에 화물차로는 5t급 태백산, 10t급 자주, 25t급 덤프트럭 건설 등이 생산되고 있다.
말하자면 화물차는 북한 중공업 우선 정책의 산물인 동시에 자동차산업의 꽃인 셈이다.
지프·화물차 이름을 체제수호·경제건설 등과 관련된 상징적인 낱말에 생산연도를 붙여 짓는 게 흥미롭다 하겠다.
버스는 88년부터 청진공장에서 일제 도요타엔진을 들여와 집산88을 생산하고 있으나 아직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평양시내는 아직도 30년 전에 들여온 스코다, 가류샤와 무궤도 전차인 트롤리버스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중소도시에서는 화물차에 덮개를 씌워 버스로 대용하기 일쑤다.
북한 자동차산업 중에서 가장 낙후한 부분은 승용차분야.
80년대 갱생지프를 만드는 평성공장에서 벤츠190을 모방한 백두산과 평양84의 조립에 들어갔지만 현재는 생산이 중단됐다.
때문에 현재 평양시내에는 벤츠·볼보·닛산·도요타 등 외제차가 판을 친다. 이밖에 소련제 볼가·질·모스크바, 루마니아제 다치아 등 고전적 모델도 적지 않다고 전해진다..
주유소는 평양에 10개 정도가 있고, 외국인을 제외하고는 전표로 계산한다. 교통사고는 뜸해 평양시내 김만유 병원의 경우 한 달에 한 건 꼴 접수되는 정도라는게 귀순자들 얘기다.
신호등체계는 동독에서 들여왔으나 북한실정에 맞지 않아 사회 안전부 소속 안내원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맡고 있다..
운전사는 고등중학교 졸업대상자를 상대로 인민 무력부 및 각 도에 있는 운전사양성소에서 1년간 교육을 마친 뒤 1∼2년간의 조수생활을 거쳐 채용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