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핫 이슈] 5. 뉴타운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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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그나마 괜찮은 투자 대상으로 꼽히는 게 뉴타운이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해인 데다 전매 제한 등의 규제도 재건축.일반 아파트 등에 비해 덜한 편이다. 실수요자.투자자가 관심을 가질 부분은 뉴타운 내 재개발이다. 계획적인 주거지로 탈바꿈하는 데 따른 발전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뉴타운 개발은 서울시의 역점사업일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적극 거들고 있어 다른 재개발보다 투자 안전성이 높고 사업 속도도 빠르다. 투자금이 1억~2억원 정도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점도 매력이다. 하지만 옥석을 가려야 하고 유의할 게 적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뉴타운 사업 일정=시범지역인 왕십리.길음.은평 뉴타운의 사업계획은 거의 마무리됐다. 지난해 말 도시개발구역 지정 승인이 난 은평 뉴타운은 '리조트형 생태전원도시'로 개발되며 임대주택 4천7백50가구, 일반 분양 9천2백50가구 등 총 1만4천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거.상업.업무시설이 복합된 '도심형'인 왕십리뉴타운엔 임대주택 30%를 포함한 5천여가구의 주거지가 조성된다. 길음뉴타운은 '주거중심형'으로 1만3천여가구의 주거지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이들 3개 시범지역은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추가로 지정된 2차 뉴타운 12곳은 자치구가 중심이 돼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개발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사 선정 단계다.

이달 안에 선정을 모두 끝내고 자치구는 4월께 개발 구상안을 내놓는다. 주민 설명회 등을 거쳐 9월께 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본격적인 착공은 내년 하반기나 돼야 할 것 같다.

또 서울시는 뉴타운 총 25곳에서 남은 10곳을 올해 지정한다. 시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번 제외된 지역들의 경우 탈락 이유가 해결되면 뉴타운에 우선적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청한 17곳 중 ▶서초구 방배3동(4만평)▶송파구 거여ㆍ마천동▶시계(市界) 경관지구인 금천구 시흥3동▶준공업지역인 도봉구 창동▶광진구 중곡동 등 5곳이 탈락했다.

◆시장 일부 회복 조짐=지난해 정부의 10.29 대책 이후 썰렁해진 시장 분위기가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다. 매수 문의가 늘고 싼 매물 중심으로 거래도 간간이 이뤄진다.

2차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의 경우 한남1.2구역 지분이 평당 1천7백만~2천만원이다. 다가구주택 등을 다세대로 전환해 쪼갠 지분(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보다 분할되지 않는 10평형 이상의 지분이 주로 거래된다. 쪼갠 지분 시세는 10.29 이후 보합세지만 분할되지 않은 것은 평당 1백만~2백만원 올랐다.

두꺼비공인 윤석영 사장은 "10평형 이상 돼야 30평형대를 분양받을 것으로 보여 수요가 몰린다"고 말했다.

시범지역인 길음뉴타운도 7.8구역 재개발 지분 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별다른 변동이 없다. 분할된 지분의 시세가 평당 1천6백만~1천7백만원 정도다. 30평형대를 분양받을 것으로 보이는 10평형대 이상은 평당 1천만원선. 2억원 미만에 30평형의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황금부동산 유관하 사장은 "다른 지역보다 사업이 빨라 매물이 많지 않고 주로 실수요자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단기차익 얻기 어려워=지정 시기, 개발방식 등에 따라 투자가치가 다르다. 2차 지정지역보다 시범지역이 유리하다. 이미 개발계획이 잡혀 있어 뉴타운 윤곽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사업속도도 빨라 2007~2008년 끝난다. 다만 시범지역 중 은평뉴타운은 수용을 통한 공영개발방식이어서 투자가치가 떨어진다.

2차로 지정된 곳들은 기본계획이 나와 봐야 개발방향을 알 수 있다. 지역에 따라 사업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은평뉴타운과 같은 공영개발방식을 배제할 수 없다.

2차 뉴타운 내에서도 재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사업이 확실하기 때문에 크게 불안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도로.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지역으로 수용될 수 있다. 섣불리 달려들어선 안 된다.

지역적으론 한남뉴타운과 아현.교남.미아뉴타운 등 도심에서 가까운 곳을 눈여겨 볼 만하다. 지분 쪼개기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 조합원 수가 적어 수익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비 부담이 적은 분할된 지분이 나을 수도 있다.

뉴타운지역과 후보로 거론되는 곳들의 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지만 특목고 유치 등 추가 대책과 사업 가시화에 따라 더 오를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인스랜드컨설팅 권순형 부장은 "뉴타운 투자수익성은 아파트 시세 동향에 달려 있는데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기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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