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후반 군 특수부대서/민간인 정치테러단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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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85년 김 대통령집 침입 서류절취/전역자출신 전과자등 모아 관리/86년엔 양순직 신민부총재 폭행/당시 행동대원 2명 본사서 “양심선언”
군 특수부대가 5공 후반인 85∼86년 당시 이 부대 전역자 출신 전과자·우범자들을 모아 돈을 주고 관리하며 당시 야당지도자이던 김영삼대통령의 상도동 집에 침입해 서류를 훔쳐오고 양순직 신민당부총재(현 의원)를 테러하게 하는 등 정치공작을 벌였던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관계기사 3,23면>
이같은 사실은 이 특수부대 출신으로 당시 「이 부장」으로 불리는 현역장교로부터 테러공작을 지시받았던 김형두씨(41·무직)와 YS집 침입 당시 행동대원 정팔만씨(38·서울 K교회 전도사) 등의 양심선언을 통해 드러났다.
확인결과 「이 부장」은 현재 대령으로 수도권에 있는 육군 모부대에 근무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달 18일,정씨는 3일 중앙일보에서 이같은 사실을 양심선언했으며 본사는 전국에서 관련자들을 찾아 이를 입증하는 증언을 녹취하는 한편 당시 실무 지휘책임자였던 이 대령이 김씨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를 배반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부분에 대한 녹음 등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본사는 이 대령과 김씨가 통화한 번호로 전화해 면담·대화를 시도했으나 이 대령측은 계속 접촉을 회피했다.
관련자들은 특수부대를 제대한뒤 강·절도,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85년초 군선배들을 통해 평소 알고지내던 「이 부장」으로부터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이니 우리부대 출신인 너희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에따라 그해 10월초 주모·정팔만·김영춘·이모씨 등 이 부대 전역자중 전과가 있고 특별한 직업이 없던 4명이 팀을 구성,서울 서초구 반포동 T호텔에서 열흘가량 집단합숙하며 「이 부장」과 박모대위 등 현역장교들로부터 당시 민추협 공동의장인 YS집에 들어가 서류를 훔쳐오도록 지시받았다.
이들은 10월중순 오전 2시쯤 각각 마취제를 지급 받은뒤 「이 부장」·보좌관 등 현역장교들과 함께 YS집으로 가 행동대원 이씨가 담을 넘어 문을 딴뒤 4명이 차례로 들어가 2층의 YS침실 맞은편에 있던 서재에서 서류를 훔쳐 「이 부장」에게 전달,1차공작을 마쳤다.
「이 부장」은 그위 계속 이들을 관리해오다 6개월만인 86년 4월 김형두·이씨 등 2명에게 양순직 신민당부총재에 대한 테러를 지시,김씨 등이 「이 부장」과 열흘정도 합숙하며 2차공작을 추진했다. 김씨 등은 4월29일 오후 10시쯤 서울 신대방동 양 부총재집 앞길에서 이씨가 취객을 가장,승용차를 가로막는 사이 김씨가 차 뒷문을 열고 양 부총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이 2개를 부러뜨린뒤 달아났다.
양 부총재 테러를 했던 김씨는 「이 부장」이 계속 공작을 시키려하자 5월15일 신민당으로 찾아가 이 특수부대가 자신의 배후임을 밝히지 않은채 『혈액원에서 만난 사람들의 지시로 범행했다』고 허위 양심선언을 했었다. 「이 부장」은 그후 김씨를 외항선에 태워 해외로 내보냈으며 다른 행동대원들에게도 용돈을 주는 등 최근까지 관계를 계속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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