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시민들 관메고 반미시위/미,이라크 공습 이모 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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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사일 23기중 16기 목표 명중/아랍권 “경고없이 공격… 힘센자의 횡포”/미 야당 “테러응징 당연” 적극지지 표명
미국의 전격적인 이라크 공격에 대해 서방국과 러시아 등은 지지의사를 밝힌 반면 회교국들은 대부분 이를 비난하고 나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전격적인 이라크 정보부건물 공격으로 바그다드 밤 하늘은 화염으로 대낮같이 밝았다.
이날 오전 2시쯤 사이렌이 울려 퍼지면서 곧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큰 폭음이 울렸으며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3㎞쯤 떨어진 곳에서 불길이 크게 치솟았다.
이와함께 곧 대공포화 소리가 들렸으며 바그다드 라이오 방송은 오전 2시쯤부터 국가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이날 오후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미국의 공격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민간인 사망자들의 관을 메고 가두행진을 벌이면서 미국을 비난하고 보복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쳤다.
○유명 여류화가 숨져
○…이날 공격으로 이라크의 유명 여류화가 레일라 알아타르 사담 예술센터 소장이 남편과 함께 숨졌다.
○…존 메이저 영국총리는 미국의 자위행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공격이 개인적·집단적 자위권에 근거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헬무트 콜 독일총리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부시 전 대통령 암살 음모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지지했다.
한편 프랑스는 미국의 대응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번 작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혀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밖에 호주·오스트리아·이스라엘·쿠웨이트 등도 미국의 대응이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분명한 경고가 될 것이라면서 지지를 표시했다.
○…이라크 혁명평의회는 이날 성명을 발표,미사일이 정보부청사와 주변 주거지역에 집중적으로 떨어졌다면서 『미국의 비겁한 공격으로 부녀자를 포함한 많은 민간인들이 죽고 다쳤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부시 미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계획에 이라크 정부가 개입돼 있다는 것은 미국과 쿠웨이트가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인 피해는 경미
○…레스 애스핀 국방장관은 이날 CNN­TV와의 인터뷰에서 발사된 미사일 23기중 3기는 빗나갔으며 4기는 정보사령부 구내마당에 떨어졌지만 16발이 명중해 정보사령부 건물이 대파됐다고 설명했다.
애스핀 장관은 이라크가 반격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예측이 어려우며 모든 대비를 다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라크 군사력은 걸프전 이후 약 40% 이하로 줄었다』고 답변했다.
콜린 파월 합참의장은 사망자 8명을 포함해 20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이라크측이 폭탄 차량으로 부시 전 미 대통령을 암살하고 수백명의 쿠웨이트인을 상해하려던 계획에 비하면 민간인 피해는 미미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 둔다』고 말했다.
○…클린턴 정부는 부시 전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이었던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에게 수사결과를 수시로 통보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은 공격 직전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계획을 알렸다. 또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은 부시 대통령에게 공격계획을 설명하기위해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머무르고 있는 부시를 직접 방문했다.
○…미 의회지도자들은 이번 공격을 일제히 환영했다. 로버트 돌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CNN­TV와의 회견에서 자신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한다. 도울 일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말해 분명한 지지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분명한 리더십을 보여줬으며 국가테러리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평가.
○유가엔 영향 없을듯
○…국제 유가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가한다면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걸프전 당시 다국적군이 공격으로 이라크의 군사적 보복 능력은 상실됐다』면서 이라크의 석유생산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유가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라크 정보사령부를 공격한 토머호크 순항미사일은 개당 약 1백10만달러(8억8천만원)짜리.
4백50㎏의 재래식폭탄을 장착한 이 미사일은 이번 공격에서 약 2시간가량 지상 15∼30m의 저공을 비행해 목표물에 접근,23기중 16기가 명중했다.
○…미국의 공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바그다드 시민은 물론 체류 외국인들도 처음에는 미국이 아닌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으로 착각했다.
로이터 통신의 TV담당 프러듀서인 엘리 바일스는 이날 오전 2시쯤 묵고있는 알 라시드 호텔에서 사이렌 소리를 들었으며 2분쯤뒤 강력한 연쇄 폭발이 호텔로부터 약 8㎞ 떨어진 지점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외신종합>
□미,이라크공격 일지
▲90년 8월2일=이라크 쿠웨이트 침공
▲91년 1월17일=미국주도 다국적군 바그다드 공습,걸프전 시작
▲91년 2월28일=이라크군 쿠웨이트 철수선언,휴전성립. 걸프전 종료
▲92년 12월27일=이라크 전투기 비행금지구역 침범
▲92년 12월28일=미 공군기 이라크기 격추
▲93년 1월13일=다국적군기 이라크 남부지역 공습
▲93년 1월20일=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
▲93년 4월14일=쿠웨이트 당국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암살기도 혐의자 16명 검거
▲93년 5월7일=미 부시 암살기도에 이라크 배후조종 증거 확인
▲93년 6월25일=클린턴 이라크 공격명령
▲93년 6월26일=미 해군 바그다드 미사일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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