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몬트 경마 20년 전 아버지 영광 딸이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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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빠, 나 벨몬트에서 우승했어요.』
『내가 얼마나 기뻐하는지 짐작이나 하겠니?』
『전 지금 제정신이 아니에요.』
막 정주를 끝낸 딸은 진흙과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우승의 감격을 전했고 하반신 불구로 휠체어에 앉아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랑스런 딸을 축하했다.
지난달 말 미국 3대 경마(켄터키 더비·프리크니스·벨몬트 스테이크스)중 하나인 벨몬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줄리 크론(29)은 쟁쟁한 남자기수들을 제치고 우승한 첫 여성기수라는 기록과 함께 아버지의 영광을 20년만에 재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크론의 아버지론 터코트는 70년대를 풍미했던 명기수로 20년 전인 73년 바로 벨몬트 대회에서 미국경마사상 유례없는 기록으로 우승했었다.
터코트는 당시 「세크리테리어트」라는 명마를 타고 출전, 2위와 무려 31마신(약 50m)차이로 우승을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바로 그 대회에서 다시 딸이 우승함으로써 이들 부녀는「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터코트는 78년 경주도중 말에서 떨어져 하반신 불구가 됐기 때문에 딸의 우승을 더욱 값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시간주 유클레어의 농장에서 자란 크론은 어렸을 때부터 말을 타고 놀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크론은 14세 때 『기수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15년 후 드디어 벨몬트 대회 우승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1m49cm·45kg에 불과한 크론은 벨몬트 대회에서 우승하기 이전 이미 지난해에만 각종 대회에서 모두 73차례나 우승, 총 9백20만달러(약 73억6천만원)의 상금을 획득함으로써 미국 전체 상금랭킹 9위에 올랐었다.
따라서 크론은 단지 여성기수 중 가장 실력 있는 기수가 아니라 남녀 통틀어 가장 우수한 기수중 한사람이라는 평가가 어울리는 것이다. <손장환 기자>

<윔블던 경비 1천명>
오는 21일 개막되는 93윔블던테니스대회엔 선수 보호를 위해 예년보다 5배나 많은 1천여 명의 경비 병력이 투입된다.
지난달 독일에서 발생했던 모니카 셀레스(신유고 연방)피습사건 이후 경비가 유례없이 강하됐는데 슈테공 그라프(독일), 안드레 아가시·마르티나 나브라릴로바(이상 미국), 고란 이바니세비치(크로아티아)등 피해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은 특별경호를 받게 된다.
또 입장객들은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하며 몸수색도 받는다.
영국클럽의 크리스 고링게 회장은『셀레스 사건 때문에 안전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특히 선수들의 보호를 위해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런던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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