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동생 등 북한화가 2백여 작품 대거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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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공훈예술가·월북작가등 원로 다수/남북 화풍비교 기회… 엑스포전시 추진
우리나라 화단의 대표적 작가 운보 김기창화백의 실제인 김기만화백 등 월북화가 및 북한에서 활동중인 공훈예술가 등의 북한 동양화·도자기 작품 2백여점이 최근 중국을 통해 국내로 반입돼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반입된 북한 동양화 1백55점중에는 북한 민속박물관 미술부장으로 활동중인 서울태생 김기만씨(64)와 공훈예술가이자 평북 미술가 동맹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북태생 한명렬씨(66),89년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은 충북태생 황영준씨(74) 등 원로급 월북작가 5명의 산수화·화조화 등이 포함돼 있다고 작품을 들여온 한중문화무역(대표 박시호)측은 밝혔다.
한중문화무역측은 또 북한 현역화가로 자강도 출생으로 87년 역시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은 자강도 미술가동맹지부위원장 이맥림씨(67)와 평양미술대학 출신 노선주씨(59),소련 레핀대학 출신 김인권씨(68) 등의 동양화 작품이 반입됐으며 도자기류로는 최혁철씨의 다래무늬꽃병과 박춘일씨의 꽃병 등 35점을 들여왔다. 김기만 화백의 작품은 금강산·묘향산을 그린 산수화와 참새·기러기·꽃 등이 어울린 화조화 등 20여점이다.
북한 현대미술작품이 국내에 반입된 경위에 대해 한중 문화무역측은 『대전엑스포 북한물산관에 출품,우리나라와 북한 현역작가들의 화풍을 비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중국지사를 통해 북한 현역작가들의 동양화 및 도자기류를 반입했다』며 구체적 반입경로에 대해서는 정부당국과 사전협의를 거쳤다고만 언급하고 있다.
북한작품을 둘러본 화단 관계자들은 『반입 작품수가 한정된데다 채색을 많이 곁들인 작품들인 탓에 전반적인 남북의 화풍비교는 어려우나 과감한 생략과 여백의미를 중시하는 우리 화풍과 달리 북한작품들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묘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금강산·묘향산 등을 소재로한 그림의 힘찬 필법과 서양화법을 동양화에 접목시키려한 몇몇 작품이 눈길을 끈다』고 평했다. 김기만화백의 북한내 활동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알려져 왔으며 운보화백측도 김기만화백의 작품을 반입·전시하는 계획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권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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