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장진 "울고만 싶어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빙그레 아기독수리 노장 진은 울고만 싶다.
페넌트레이스가 개막되기 전까지만 해도 올 시즌 10승 정도를 쉽게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던 기대의 루키투수였으나 아직껏 첫 승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는 23일 해태를 상대로 7회까지 5-2로 앞서며 대망의 첫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선배들의 거듭된 실책에다 감독의 조급증까지 겹쳐 도중하차, 끝내 불운을 삼켜야 했다. 노는 이날 3회 동료 유격수 허준의 실책으로 1점을 내줬으나 6회까지 해태타선에 단 2안타만을 허용하는 역투를 보였다.
불운의 7회말.
노는 두 타자를 삼진·외야 플라이로 잡았으나 해태9번 이종범에게 4구, 1번 이순철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또다시 1점을 잃었다.
그러나 이순철의 안타는 좌익수 이강돈의 판단미스로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2사 2루에서 김영덕 감독은 해태 2번 이건열의 기습번트가 성공하면서 1, 3루가 되자 서둘러 마운드를 송진우로 교체했다.
김 감독은 이강돈의 본헤드 플레이 때문에 노가 마음 상했고 송이 노보다는 노련하기 때문에 마운드를 교체했을 것이다.
특히 송은 전날에도 7회 2사후 등판, 퍼펙트로 틀어막았으며 평소 김 감독의 믿음은 절대적인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송은 등판후 해태 3번 홍현우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아 동점을 만들어준 후 난조에 빠져 연속 3개의 4구와 안타 등으로 2점을 추가로 헌상, 후배가 애써 쌓아놓은 승리의 탑을 허물어뜨렸다.
홈런이후 4구를 남발한 송진우의 무기력한 투구와 이를 지켜만 보고 있는 김 감독의 불감증.
두 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며 노장진의 첫 승리는 허공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노는 현재 9경기에 등판, 1세이브 4패를 기록하며 괴로워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