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세상은 내게』출연 영화배우 심혜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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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영화배우 심혜진(27)이 오랜만에 TV연속극에 모습을 보였다.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영국 소설가 메이브 해런의 소설을 극화한 SBS-TV 소설극장『세상은 내게』.
90년 미니시리즈『가을꽃 겨울나무』에 출연한 이후 몇몇 단막극에 얼굴을 비치기는 했으나 연속극을 통해 TV에 본격적으로 출연하는 것은 3년만인 셈이다.
『영화에 몰두해 있다보니 드라마나 광고에 출연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TV 드라마는 그동안 여러번 제의를 받았으나 영화와 달리 호흡이 길어 갑자기 분위기가 다른 두 극을 동시에 하는게 힘들 것 같아 사양해 왔어요.』
3년 동안 그녀는 참 분주하게 지냈다.『결혼이야기』『하얀 전정』『비처럼 음악』을 비롯, 1년에 2∼3편씩 영화를 찍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그리고 넉달만에 이혼까지 해야 했다. 지난해 개봉돼 올해 그녀에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결혼 이야기』는 소꿉장난 같은 해피엔딩이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던 그녀의 결혼은 쓰라린 기억만 안겨주었다.
왜 이혼하게 됐는지 그녀는 자시의「결혼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는다. 다만 결혼의 체험이 좀 더 성숙한 연기를 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위안하고 있을 뿐이라고.
『「세상은 내게」에서 아이가 둘인 주부며 광고회사 AE로 일하는 극중 준희역을 연기하면서 직장여성의 어려움에 대해 전엔 느끼지 못했던 깊은 공감을 갖게 됐어요.』
서구적인 외모 때문인지 최근 들어 그녀가 맡은 배역은 거의 자기 주장이 강한 신세대 여성상이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를『봉건적인 여자』라고 말한다.
『「결혼이야기」에서 맡았던 배역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데다 이혼이 겹쳐 굉장히 자유분방한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전혀 그렇지가 못해요. 지금도 부모님과 함께 지내야 할 정도로 집안 분위기가 엄격한 편이에요.』
이혼 후 한동안『결혼은 구속이고 속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어느날 촬영을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는 한 제작진의 손에 들린 선물보따리를 보고『그래도 결혼은 해야한다』는 생각을 굳혔다는 그녀. 이변이 없는 한 영화배우 생활도 계속할 것이라고.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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