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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아시아정책 너무소홀하다/미아시아담당 전WP지 전문기자기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중 최혜국대우 연장·북핵문제 등 산적/국익과 관계없는 보스니아만 매달려
빌 클린턴 미 행정부가 출범 1백일이 지났으나 보스니아사태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때 아시아와 관련돼 시급하고도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소홀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아시아담당 전문기자로 재직하다 최근 은퇴하여 존스홉킨스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긴 돈 오버도퍼는 16일 워싱턴 포스트지에 기고한 「아시아에서의 표류­클린턴의 또다른 위기」라는 기고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클린턴행정부는 앞으로 몇주안에 아시아와 관련된 주요한 이슈에 관해 결심해야 한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자 무역상대자인 아시아국가들과 관련된 이 현안들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국익이 큰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클린턴행정부는 미국의 국익과는 상관도 없는 보스니아문제에 몰두해 정작 중요한 아시아는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
클린턴행정부가 곧 처리해야 할 일이란 ▲6월3일로 끝나는 중국에 대한 무역최혜국대우의 연장여부 ▲6월12일 이전에 북한의 NPT탈퇴선언을 취소시키는 일 ▲미­일간 무역분규 해결문제 등을 말한다.
▲중국의 최혜국대우 연장=지난 몇년간 미국의 대중국정책은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민주당 주도의 의회와 중국의 관계를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조지 부시 전대통령과의 견해차이라는 교착상태가 지속된 것이다.
최근 몇년간 중국의 변화는 미국이 소위 협상카드로 사용코자 하는 최혜국대우라는 지위가 더이상 중국에 대한 정책적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의 초강대국이었던 역사적인 지위로 되돌아가고 있을뿐 아니라 이제는 그 힘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만 하다.
중국은 공산당집권이래 어느 시대보다 개인적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이데올로기·지도부 비판 및 반정부단체조직을 제외하고는 모든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당국자는 미국이 최혜국대우(MFN)를 취소하는데 대해 과거처럼 무서워하지 않고 있다.
이미 일본·홍콩·대만·유럽과 깊숙한 경제관계를 맺은 중국은 과거처럼 미국에 일방적인 의존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북한 핵문제=북한의 핵문제는 중국의 태도가 관건이다.
중국도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하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엔의 결의과정에서 보듯 중국도 막후에서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유엔의 북한외교관을 만나보면 북한은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고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위협을 하지 않겠다는 보장만 하면 NPT로 복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정부가 북한의 체면을 살려 주는 방안으로 미­북한접촉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예민한 문제를 앞으로 4주안에 해결하기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미국과 한국,그리고 우방들이 6월12일이라는 시한을 연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거나,아니면 북한이 그 이전에 탈퇴선언을 유보,또는 취소한다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워싱턴포스트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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