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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이것이 급소' … 한나라 빅2 고민과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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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막아라 막바지 '한 방'
이명박 측, "해외 부동산 없다" 선제 해명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의 지상과제는 "돌발 변수를 막아라"다. "박근혜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가 유지되고 있어 돌발 변수만 잘 관리하면 낙승한다"(박형준 대변인)는 분위기가 캠프 내에 퍼져 있다. 이 후보가 두려워하는 막판 급소는 뭘까.

① 막판 기습폭로

이동관 후보 공보실장은 "경선 막바지에 근거 없는 의혹을 들고 나오면 이 후보가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범여권이나 박 후보 측이 경선을 2~3일 남겨두고 기습폭로를 할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제대로 해명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경선을 며칠 남겨놓고 이 후보의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경우 이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박희태 선대위원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의 해외 부동산 보유설을 먼저 꺼낸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동안 범여권에서 "폭로를 준비 중"이란 소문이 돌던 문제를 한발 앞서 언급함으로써 '김빼기'에 나선 것이다. 한 관계자는 "박 후보 측이 '이 후보가 돈 살포를 했다'고 허위 폭로하거나 동정심 유발 작전을 펴는 것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② 즉흥적 연설과 말실수

이 후보 캠프는 내부적으로 지난달 30일 이 후보의 인천 합동연설회 유세를 낙제점으로 평가했다. 청중의 연호와 박수소리에 휘둘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다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원고를 외워 하는 연설 대신 즉흥연설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하루는 잘하고, 다음날은 잘 못하는 '널뛰기식 연설'이란 평가를 받는다.

캠프에선 이런 즉흥연설이 결정적인 말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31일 회의에선 "모든 연설은 되도록 원고를 따르고, 특히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현안과 관련한 발언은 반드시 원고대로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③ 왜 당원에선 안 뜨지?

박 후보에 비해 앞선 조직력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당원층에서 결정적인 우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와의 격차가 당원층에선 1%포인트 안팎에 불과하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대의원에 비해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입김을 덜 받는 당원층에선 이 후보를 아직 '굴러온 돌'로 보는 비토층이 두텁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 의원 대부분이 지역구로 내려가 당원 접촉에 몰두하는 이유다.

서승욱 기자

불어라 수도권 '박풍'
박근혜 측 "바닥표 뒤집기 작전 효과"

역전을 기대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 후보도 고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선까지는 이제 18일밖에 남지 않았다. 역전을 위한 시간이 길지 않다. 기대했던 박풍(朴風.박근혜 바람)도 아직 거세지 않다. 역전을 위해 남은 화력을 불태우는 박 캠프의 고민은 뭘까.

① 수도권 조직의 열세

이명박 후보는 서울을 텃밭으로 내세울 만큼 지지율이 더 높은 편이다. 게다가 박 후보는 인천.경기에서도 영남권에 비해 고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직도 열세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옛 지구당위원장) 숫자가 이 후보 측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천은 당협위원장 분포가 박 후보 지지 3명, 이 후보 지지 8명 정도다.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의 경우 박 후보 측은 "25(이 후보 지지)대 18(박 후보 지지)"이라고 하지만 이 후보 측은 "30대 11로 앞선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수도권 조직 탈환에 막판 비상이 걸렸다. 캠프 관계자는 "당협위원장의 지지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운 만큼 바닥 표를 뒤집을 바람 작전에 돌입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후보 측이 조직을 동원해 막판에 돈을 살포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② 검증 불씨 어떻게 살리나

이 후보의 지지도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다. 부동산 의혹 등 검증 공세가 잠잠해진 시기와 맞물려서다. 캠프 일각에선 검증 공세가 지지율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유용한 카드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검증 공세는 역풍을 부를 수 있어 조심스럽다. 박 후보도 설익은 공세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그나마 검증 국면이 검찰의 손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박 후보 측이 검찰 수사 상황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③ 박근혜 돌풍 불까

박풍(朴風)은 아직 세지 않다. 박 후보가 합동 유세에서 '이명박 필패론'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등으로 화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쫓는 자 입장에선 공방이 거세야 앞선 자를 끌어내리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당장 아프간 사태가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혜훈 대변인은 "아프간 피랍 사태는 어떤 이유를 떠나서든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게다가 이런 암담한 소식들이 후보의 자질 문제를 덮어버리는 것도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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