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세력 성역없다” 거듭 다짐/빠찡꼬 대부 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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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검찰 “수사비공개 사흘간 외부전화 많았다”/정씨 검찰 검거전 법조인에 혐의내용 자문
○…정덕진씨 수사 1주일째인 서울지검은 9일 일요일인데도 송종의검사장 등 간부 전원이 출근해 비호세력 수사방향을 장시간 숙의하는 모습.
송 지점장은 특히 오후 1시10분쯤부터 정씨 수사를 맡고있는 유창종강력부장과 신승남 3차장검사로부터 2시간여에 걸쳐 수사상황을 보고받은뒤 보도진에 『다음주중 수사결과를 지켜보라』고 주문,비호세력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
송 지검장은 『이번 사건 수사결과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검찰이 수사대상에 성역을 두고있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부언.
○…정씨는 검찰에 검거되기 앞서 자신의 혐의사실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법률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눈길.
유창종강력부장은 9일 밤 『정씨의 수사태도로 미루어 이미 법조인들과 만나 혐의사실을 검토한 것 같다』며 『결정적인 물증을 들이댈 때까지는 입을 열지않고 횡설수설로 일관,수사를 어렵게 하고있다』고 설명.
○…정씨 수사가 비호세력 수사로 번져나가면서 보도진과의 접촉을 전면 봉쇄했던 서울지검은 10일 수사결과를 간략한 보고서형태로 내놓은 「페이퍼 브리핑」을 재개하겠다고 발표.
검찰관계자는 『발표사항을 문건으로 정리키로 한 것은 문건내용 이외의 보도에 대해서는 검찰이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최근 유언비어를 토대로 한 일부 언론의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강구중』이라고 언급.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수사 비공개 전환에 대해 국회에서 추궁당한데다 외압설 의혹에 시달리면서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
○…정씨에 대한 공개수사에서 비공개수사원칙으로 전환,비호세력수사에 나서면서 「격려」를 가장한 「압력성」전화가 많이 걸려와 수사팀들이 큰 부담.
유창종강력부장은 『수사초기엔 외부에서 전화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수사의 핵심이 정씨의 배후세력쪽으로 옮겨가자 외부 곳곳에서 이유가 뻔한 전화가 걸려왔다』고 전언.
비공개원칙고수 사흘만에 보도진과 만난 유 부장은 『알만한 사람들로부터 걸려온 전화중엔 수사를 격려하는 내용도 상당수였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선 외압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
○…경찰청은 정덕진씨의 빠찡꼬사업 배후인물로 경찰간부 5∼6명의 이름이 거론되자 이에 대한 대응방법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 경찰은 아직 검찰의 수사가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은 단계에서 소문만으로 확인된 이들 경찰관에 대해 자체조사를 벌이는 등의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은데다 암암리에 확인한 이들 관계자들의 혐의 부인강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
경찰은 이에 따라 시중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동료를 동원해 비밀리에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본인이 연루사실 등 사법처리대상이 될만한 사실을 시인할 경우 경찰을 떠나도록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은 『검찰에서 수사중에는 보안을 철저히 유지,엉뚱하게 수사선상에서 거론된 사람들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검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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