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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부 「신경제」 공방(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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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장미빛 지표 가득… 농어민 고통 가중” 국회/“3년내 선진경제바탕 마련” 자신감 정부
『「신경제」 계획은 가슴 설레는 장미빛 수치들로 가득하며 백화점 물건전시식일 뿐이다.』(유인학의원·민주)
『「신경제」가 아니라 「쉰경제」,「신농정」이 아니라 「쓴 농정」이 아닐 수 없다.』(정창현의원·민자)….
6일 국회 본회의 경제1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은 여야없이 한결같은 목소리로 정부의 「신경제계획」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의원들의 지적은 「신경제 5개년계획」의 목표가 너무 「낙관적」이라는데 일치했으며 개개 논점은 달라도 비판의 강도에 있어선 큰 차이가 없었다.
처음 등단한 김기배의원(민자)은 민간 경제주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정책이 『일방적인 관리,통제의 습관을 아직도 못버리고 있다』고 따졌다.
김 의원은 『「신경제계획」의 기본방향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연 11.6%의 수출 증가율 달성은 대내외 여건으로 보아 좀 무리가 아니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정창현·이상득(민자)의원 등은 신경제계획의 「신농정」분야 및 물가안정 목표의 문제점을 깊숙이 파고 들었다.
정 의원은 『정부가 고통분담이라는 명분으로 유독 농어민에게만 고통의 「전담」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 농어민들은 「그래,기어코 떠나야지」라며 한숨과 실망에 빠져 있다』고 농어촌 실상을 개탄했다.
물가안정의 맹점을 따진 이 의원은 『근로자 임금인상 요인은 정부 목표 6∼7%보다 높은 최저 8∼10%에 달하며 최근 엔고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1백일 계획에 의한 10조원의 자금지원 등으로 인해 물가안정의 목표달성이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원들은 신경제계획의 허점을 따졌다. 그러면서 정부의 개혁드라이브가 경제개혁을 등한히 하고 있다며 금융실명제 등을 통한 「철저한 개혁」을 강력히 요구했다.
유인학의원은 『연 7%의 경제성장으로 5년 동안 2백%의 국민소득 증가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수학적 논리마저 무시한 허구적인 지표며 국민을 장미빛 희망으로 자꾸만 들뜨게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진정한 경제개혁을 위해 금융실명제를 즉각,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태영의원(민주)은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30년간 특정지역 패권하의 군사정권이 저지른 국토의 불균형개발』이라고 국토의 균형발전 중요성을 역설했다.
답변에 나선 황인성총리는 여야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 『신경제는 향후 2∼3년내에 선진경제로 도약하자는 틀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만들어낸 단순한 지표는 아니다』고 목표 실현에 자신감을 보였다.
황 총리는 또 『농어민 문제는 예산을 절약,농어촌 부문에 우선 투입하고 97년까지 구조개편 자금을 대폭 늘려나가겠다』며 농어민의 고통분담에 따른 보완책도 세우고 있음을 밝혔다.
이경식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신경제의 기본이념은 민간의 자유로운 참여와 창의의 극대화에 있지 경제를 통제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의 신경제정책 지향점을 강조했다.<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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