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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중앙일보

입력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생물적·심리적·경제적 운명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적이란 말로 표현되는, 남성과 고자의 중간에 위치한 여성이란 존재를 만드는 것은 그들이 속한 총체적 문화 바로 그것이다. " -『제2의 성(性)』中

작가인 동시에 철학가·여성운동가로, 세계 여성계의 지성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시몬드 보봐르가 출생한 날이 1908년 오늘 (1월 9일)이다. 실존주의 철학을 삶의 기조로 삼았던 보봐르는 1943년 『초대받은 여자』를 시작으로 많은 소설을 발표했으며, 『처녀시절』등 시대상황과 사르트르와의 관계 등을 응미롭게 기록한 여러편의 자전적 작품들을 남겼다.

특히 그녀의 대표작『제2의 성』(1949)은 세계 여성운동사에서 가위 혁명적이라고 기록될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의 전통적 규범으로는 감히 입에 올리기 어려웠던 메시지를 담은 이 책은 출판 1주일만에 2만부가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했지만, 기득권에 강력한 도전을 받은 종교계와 남성들은 크게 반발했다. 교황청은 즉각 이 책을 금서목록에 올렸고, 알베르 카뮈는 "프랑스 수컷을 조롱했다"는 내용의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봐르는 또한 장 폴 사르트르와의 계약결혼으로도 유명하다. 파격이라 할 만한 두사람의 결합이후 두 사람은 줄곧 서로에게 완벽한 자유를 허용하면서도 실존주의 문학운동의 훌륭한 동반자로 그 관계를 유지했다. 50여년간의 계약결혼 동안 그들은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고 자식도 낳지 않았으며 같은 지붕밑에서 자지도 않았다고 한다.(사고의 하룻밤을 제외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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