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 가결 확실…아베 큰 타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하원은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내용의 일본군 위안부결의안(HR 121)을 처리할 예정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28일 “하원이 30일 열리는 전체회의 안건 중에 위안부 결의안을 명시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처리될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원이 결의안을 안건목록에 넣지 않은 것은 29일 실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고려한 것 같다”며 “그러나 결의안은 30일 미 의회 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하원 전체회의에서 결의안에 대한 기명투표가 이뤄질지, 단순히 찬반만을 묻는 투표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며 “어떤 방식이든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명투표의 경우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되나 28일 현재 168명이 공동서명한 결의안은 압도적 다수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하원 외교위에서 결의안 처리의 실무를 담당한 에니 팔레오마베가 아시아태평양 소위 위원장은 최근 위안부 출신인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30일엔 참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결의안이 가결되면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할 것으로 보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입지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미 하원을 이끄는 민주당 출신 낸시 펠로시 의장이 위안부 결의안을 지지하고 있어 결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의안이 통과되면 그걸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일본 정부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하원 톰 데이비스(공화ㆍ버지니아) 의원은 27일 위안부결의안 통과를 위한 버지니아주 비엔나의 타운 미팅에 참석, 이용수 할머니에게 미 의회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선물했다. 데이비스 의원은 “위안부 결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이 할머니와 재미 한인 여러분이 적극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할머니는 위안부 결의안 발의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을 만나 “결의안 통과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혼다 의원은 “미 의회에서 새로운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