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명 TV브라운관 삼성전관·금성사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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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본이어 세계2번째 “쾌거”/32인치… 발표둘러싸고 양사 신경전
삼성전관과 금성사는 28일 32인치 고선명(HD)TV 브라운관 개발에 성공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이번 HDTV브라운관 개발은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앞으로 국제 HDTV시장의 선점은 물론 관련분야인 반도체·디스플레이·디지틀 신호처리 등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됐다.
삼성전관이 개발한 브라운관은 가로·세로 비율이 영화관 스크린과 같은 16대9이며 수평해상도가 기존TV(4백TV라인)의 2배이상인 1천TV라인의 전자총을 채용,고른 초점과 선명도가 뛰어나고 화면의 곡률·평면도가 높아 기술·기능면에서 일본제품을 능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성사가 개발한 제품은 가로·세로 비율은 16대9로 같으며 해상도는 8백TV라인이고 열에의한 색순도 변화를 10%이하로 줄일수 있는 섀도마스크와 편향 요크를 채용했다.
새로 개발된 브라운관은 곧 가전업체에 공급돼 8월의 대전엑스포에 완성된 HDTV로 선보일 예정이며 이번 개발성공으로 일본과의 HDTV 기술격차를 3년이내로 줄일수 있게 됐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HDTV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HDTV용 브라운관은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HDTV브라운관은 국책과제의 하나로 생산기술연구소의 주도아래 삼성전관·금성사·오리온전기 등이 공동으로 연구해왔으나 회사마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수준과 부품규격이 달라 91년부터 공동과제로만 선정하고 각각 독자개발에 매달려왔다.
삼성전관은 일본 NEC,금성사는 히타치,오리온 전기는 일본 도시바사와 각가 다른 기술제휴선을 잡고 있어 전자총 등 핵심부품들은 따로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삼성전관이 29일 독자발표를 하자 금성사는 보도 자료를 통해 『우리는 이미 지난 2월 개발을 완료했다』며 삼성전관이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해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관은 『이미 독자개발을 해온데다 29일부터의 전자부품전을 앞두고 28일의 발표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이 전자부품전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관은 80명의 인력에 2백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1천TV주사선의 HDTV브라운관을 개발했다고 말하고 있고,금성사는 40명의 연구진을 투입해 18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8백TV주사선 브라운관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어 양측의 개발품 비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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