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한파 움츠린 고액과외/입시학원 대성황… “바늘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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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름난덴 6개월∼1년 기다려야 수강/지도층 “퇴직당하느니 재수시키겠다”
사정한파와 유례없는 강력단속으로 고액과외가 자라목처럼 움츠러 들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수학능력시험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으로 과목당 최고 1백만원(1주일 3회)씩 받던 A급 과외교사나 현직교사의 비밀안방과외가 4월부터 본격화된 과외단속 강도가 예전과 달리 사정차원에서 강화되자 자취를 감췄다.
공무원 등 사회지도층인사들은 물론 현직교사나 과외교사들도 최근의 개혁열풍에 단속에서 적발될 경우 강제퇴직·세무조사 등 불이익이 불보듯한 실정이어서 서둘러 과외를 포기하고 재학생 수강이 허용된 학원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유명학원은 안방과외를 포기한 학생들이 몰려 6개월에서 1년정도를 기다려야 수강이 가능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고액과외 기피=서울시 공무원 김모씨(45)는 『지난달부터 고교2학년인 아들이 그동안 월 1백만원을 주고 받아온 영어·수학과외를 중지하고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육공무원인 이모씨(53)는 『고3아들에게 5명 소그룹의 월1백50만원짜리 수학능력시험 종합과외를 시켰으나 이달초 중단했다』며 『같이 받던 4명도 모두 빠져나가 그룹이 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단속이 심한데다 적발되면 강제퇴직이 불보듯해 이를 감수하고 과외를 시킬 수는 없었다』며 『집사람에게 아들을 재수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위험을 감수하는 일을 하지말라고 주의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원 초만원=영어교습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J학원은 한반 20명씩 5개반의 정원이 모두 차 수강등록을 하기위해서는 최소 6개월이상 기다려야할 정도다.
또 수학능력평가반을 3개반 운영하고 있는 동소문동의 Y학원장은 『지금 신청해도 최소 3개월은 지나야 빈자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3∼4명 단위의 소그룹으로 고액을 받고 국·영·수를 가르치던 소규모 학원들도 자칫 과외단속에 적발될 것을 우려,서둘러 수강료를 낮추는 등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 강동지역 K학원의 경우 소그룹 특별반을 구성해 국·영·수 세과목에 1백50만원의 고액 교습을 했으나 4월부터는 5∼10명 단위로 바꾸고 수강료도 과목당 30만원으로 낮추었다.
◇변태과외·단속=서울 신사동 세림관광통역학원(원장 방경남·33)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고교생 22명을 대상으로 국·영·수 세과목에 1명당 월60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과외를 해오다 적발됐다. 개포동 SES학원(원장 장춘득·52)은 인가도 없이 중·고생 37명을 대상으로 월 10만∼20만원을 받고 영어·수학과외를 해오다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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