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용득「젊은 야구」사자 깨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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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삼성 돌풍의 핵은 젊은 우용득(우용득·42) 감독이다.
우감독은 「경험부족으로 고전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개막전 이후 승승장구를 계속, 야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해말 김성근(김성근) 감독에 이어 삼성의 지휘권을 움켜쥔 우감독은 취임 첫번째 과업으로 실력보다는 이름뿐인 고참선수들을 대거 방출, 팀컬러를 젊게 했다.
우감독은 또 김성길(김성길) 신경식(신경식)을 쌍방울이 보내고 대신 쌍방울로부터 신인지명권을 얻어 정영규(정영규) 박충식(박충식)을 뽑는 대담한 스카우트를 구단측에 제의, 이를 성사시켰다.
이후 우감독은 겨울훈련을 통해 이들 젊은선수와 고참들을 경합시켜 팀내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양준혁(양준혁)·정영규 등 신예타자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하면서 이만수(이만수) 김성래(김성래) 이종두(이종두) 등 고참들은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우감독은 또 지난해까지 들쑥날쭉하던 타선을 고정시켜 주전선수들에게「일단 믿고 맡긴다」 는 신뢰감을 불어넣었다. 좌투수가 나와도 좌타자들을 빼지 않았고 번트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타자를 믿고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이 같은 우감독의 신뢰는 지난해까지 스파르타식 지휘에 억눌렸던 삼성선수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그의 기슬적인 성공으로는 겨울훈련동안 일절 부상선수가 없도록 과학적인 관리를 한 점, 포수를 이만수에서 김성현(김성현) 으로 과감히 교체한 점, 3년생 정경훈 (정경훈)을 강기웅(강기웅) 김용국(김용국) 대신 주전으로 발탁한 점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우감독의 성공은 지난해까지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선수단에 젊은 선수들을 수혈함으로써 분위기를 일신했다는 점일 것이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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