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했다면 자살하겠다” 한때 발뺌/정답유출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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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김 장학관 부인 평생꿈 “교감 승진” 물거품돼
○“제도개선돼야 한다”
○…김 장학관은 21일 오후 5시30분쯤 교육부 직원 2명과 함께 모든 것을 체념한듯 겁먹은 표정으로 서울지검 청사에 도착,곧바로 담당검사인 형사3부 박성득검사실로 직행.
마침 박 검사실에는 답안을 빼내준 김광옥장학사가 수의차림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김 장학관이 방안으로 들어오자 얼굴이 굳어지기도.
김 장학관은 조사를 받으며 『자식을 대학 보내고 싶은 마음에 저지른 일로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잃게돼 죽고 싶다』고 통곡했다는 것.
김 장학관은 또 『나도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지만 정말로 우리나라 입시관리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대학입시의 실무관리책임자로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김광옥장학사는 김 장학관이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도 김 장학관의 공모사실을 완강히 부인.
김 장학사는 형사3부 송광수부장이 『장학관이 모든 것을 자백했으니 나머지 범행도 순순히 털어놓으라』고 직접 설득했으나 『유도신문은 하지 말라』며 『내가 정말 또다른 범행을 했다면 자살하겠다』고 계속 버텼다는 것.
○…김종억장학관의 부인 이모씨(54)는 30여년 넘게 국민학교 교사를 하며 평소 소원이던 교감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이번 사건이 터지자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평생꿈이 물거품.
서울 M국교 교사인 이씨는 오랜 교사경력을 인정받아 곧 교감으로 승진할 예정이었지만 남편의 답안지 유출사건 관련사실이 드러나자 결국 사직서를 썼는데 천직으로 알던 교직생활을 이런 식으로 끝내는게 아쉬운듯 진술을 하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울먹이며 자술서 써
○…김종억장학관은 검찰에서 92학년도 전·후기·재시험에서 모두 세차례나 정답유출 범행에 가담한후 93학년도 입시에서도 출제본부관리대표를 맡게되자 양심의 가책으로 이를 거절 했었다고 진술.
김 장학관은 철야조사에서 울먹이며 작성한 장문의 자술서를 통해 『93학년도에는 평가원 간부에게 몸이 좋지 않다며 입시관리 업무에서 빼줄 걱을 요청했다 오히려 거부이유를 추궁당했다』며 『차마 이유를 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입시업무에 참여한 것』이라고 추가범행을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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