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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탐지 '쥐' 콜롬비아에서 맹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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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에 나오는 톰과 제리는 앙숙이다. 고양이는 쥐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만화영화의 이야기다. ‘고양이 앞의 쥐’라는 말은 콜롬비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지뢰를 탐지하는 콜롬비아 경찰의 ‘지뢰탐지 쥐’ 다(사진 AP). 쥐를 고양이와 함께 풀어 놓고 훈련을 시키는 수의사 루이사 멘데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양이 발톱에 보호장치를 해 놓으니 쥐가 고양이를 무서워 하지 않고 잘 어울려 논다”며 적응훈련을 마친 쥐는 더 이상 고양이를 무서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쥐를 이용해 지뢰를 찾고 있는 재비어 시푸언테스는 쥐는 경계심이 많아 낯선 곳에 풀어 놓으면 고양이과 동물에게 공격을 당할까봐 잔뜩 겁을 먹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고양이와 함께 적응 훈련을 거친 쥐는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지뢰를 찾아 낸다. 콜롬비아 경찰은 최근 수년간 쥐를 이용해 안데안 지방에서 좌익 반군이 매설해 놓은 약 1만개의 지뢰찾기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시푸언테스는 “쥐는 후각도 뛰어나지만 가볍기 때문에 지뢰를 건드려도 폭발하지 않는다” 며 쥐를 이용한 지뢰찾기의 성공률이 96%라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지뢰로 인한 사상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다. 지난해 1108명이 지뢰 폭발로 희생됐다. 8시간에 한 명 꼴이며 그 중 4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쥐를 이용한 지뢰찾기는 콜롬비아의 주요 프로젝트 중의 하나다.

한편 지난 5월 BBC뉴스 인터넷 판은 크로아티아에서 꿀벌을 이용해 지뢰를 탐지하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보도했다. 자그레브대의 니콜라 케직 교수는 폭발물을 매설한 지점에 먹이를 설치한 다음 3~4일간 꿀벌을 훈련시키면 뛰어난 후각으로 폭발물을 찾아 낸다고 말했다.

김태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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