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부지 연내마련 꼭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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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방사성폐기물처리 부지는 기본적으로 전국민의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통분담차원에서 지역주민의 이해와 함께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원자력 연구소장으로 최근 취임한 신재인박사(51)는 국가적인 현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방사성폐기물 부지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범부처적인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 올해안에 반드시 선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1년 원자력연구소 부설 환경관리센터소장으로 취임해 2년 가까이 방사성폐기물 부지선정작업에 매달렸던 신소장은 그동안 연구원들의 노력을 아쉬워하면서 원자력연구소장 취임에 더욱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한다.
생면부지의 지역주민들과 원수지간처럼 지내며 폭행과 욕설까지 당해야하는 자신에게 회의도 많았다는 신소장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확고한 생각때문에 언젠가는 지역주민들이 이해해줄 것을 믿고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위에서 원자력홍보행사에 왜 말썽많은 안면도를 꼭 포함시키느냐면서 재선정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신소장은『안면도는 방사성폐기물 부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정부와 안면도주민들간의 오해, 더 나아가 국민들의 오해를 푼다는 차원에서 일부러 원자력과 관련된 모든 행사에 안면도를 포함시키고 있다는 대답을 해준다』고 밝혔다.
신소장은 최근 주위에서 국내에는 사찰기술이 없느니, 분석기술이 없느니 하며 원자력연구소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하면서 국가적·자주적인 차원에서 핵무기개발이 아닌 평화적 이용에 국한된 핵관련 기초·기반기술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5년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 핵공학박사를 받은 뒤 한국전력기술(주)본부장, 원자력 환경관리센터소장을 역임한 전력에서 나타나듯 원자력과 함께 해온 신소장은 4월1일 인사소식을 듣고 만우절 장난인줄 알았다며 파안대소하면서도 『불쌍한 원자력에 대해 애틋한 사랑을 가져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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