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설정 안전지대 세르비아­회교도 시가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거리곳곳에 시체·부상자/아마무선사 타전/안보리선 세르비아계 철수촉구
【뉴욕 AFP=연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6일 함락직전 위기에 놓인 보스나 동부 회교도 전략거점 스레브레니차를 모든 군사적 공격과 적대행위가 금지되는 「안전지대」로 선포하고,이 도시를 포위한 세르비아계 민병대에 대해 즉각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긴급 소집된 이사국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세르비아 민병대가 철수하지 않을 경우 세르비아 민병대와 신유고연방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보리 결의는 또 보스나의 모든 분쟁 당사자들에게 이 지역에서 군사공격과 적대행위를 종식토록 촉구하는 한편,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 사무총장에게 안전지대의 인권상황을 감시할 수 있도록 스레브레니차 지역에 유엔보호군(UNPROFOR)을 증강 배치하기 위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도록 요청했다. 안보리는 이른바 「민족청소」라는 추악한 계획에 따라 현지 민간인들을 강제로 추방하려는 세르비아 세력을 규탄하고,인권에 관한 국제법을 위반하는 자들은 개별적으로 단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리는 또 보스나­헤르체고비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단을 빠른 시일내에 급파하기로 결의했다.
유엔 외교소식통들은 세르비아 민병대가 스레브레니차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거나 UNPROFOR의 스레브레니차 접근을 막을 경우 스레브레니차가 점령된 것으로 간주,신유고연방에 대한 새로운 제재조치가 즉각 채택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보리가 스레브레니차를 안전지대로 선포한 후 유엔 구호차량들이 17일 스레브레니차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심한 포격이 계속되는 등 현지 전투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레브레니차에 사는 한 아마추어 무선사는 무선통신을 통해 현재 스레브레니차 시내에서 세르비아 민병대와 회교도 병사들간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으며,거리 곳곳에는 시체와 부상자들이 흩어져 있다고 전해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