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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총장 차남」건 제보 받고도…/교육부 90년에 은폐 의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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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원전문대는 감사서 제외/당시 2백50여명 부정입학/박춘성교수 “그때 교학처장에 들었다”폭로
경원학원 입시부정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청 수사2과는 14일 90학년도 경원전문대 입시에서 민자당 최형우사무총장의 차남(22·미국 유학중)이 부정입학 했다는 이 학교 교수의 제보에 따라 최 총장 등 관련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최 총장 아들의 부정입학 사실은 교육부가 90년 3월 경원대에 대한 입시관리 실태조사전에 사전제보를 받았으나 당시 조사과정에서 적발하지 못했다고 발표해 고의적인 은폐가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사고있다.
◇부정입학=경원전문대 박춘성교수(46·수학과·출국정지중)는 『90학년도 입시에서 최 총장의 아들이 답안지 바꿔치기 방법을 통해 부정입학했고 그해 모두 2백50여명이 같은 방법으로 입학했다』고 폭로했다.
박 교수는 또 당시 입시부정은 김동석총장(90년 9월 사망)을 통해 김재호교학처장(92년 사망)에게 지시되는 것이 관례였으며 현재 두사람이 모두 작고해 최 총장 아들의 부정입학 청탁경위와 금품전달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 총장 아들의 부정입학 사실을 당시 김 처장이 자신에게 이야기해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교수의 주장만으로 당장 최 총장을 소환,확인작업을 벌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판단해 우선 박 교수의 신병을 확보,진술을 들은뒤 최 총장을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의 아들은 서울 C고교 야간부를 나와 경원전문대 무역학과(당시 경쟁률 7.8대 1)에 입학했으며 지난해 2월 졸업후 미국에 유학중이다.
◇은폐 의혹=90년 3월 당시 교육부 감사팀 관계자는 14일 『실태조사 착수전에 「국회의원·경찰간부의 자녀들이 경원대와 경원전문대에 부정입학 했다」는 익명의 투서가 있었다』며 『최형우총장(당시 의원)의 이름도 직접 거명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교육부의 실태조사는 전문대를 제외하고 대학쪽에만 1주일간 실시돼 ▲서규원 당시 부총장(경제학과 교수)의 지시로 2명의 학생 부정입학 ▲객관식 답안지 채점오류 1백63건 ▲주관식 채점오류 3백12건 등만 적발돼 서 교수에 대한 보직해임 및 중징계 등 몇명을 제외하곤 관련자 67명이 대부분 가벼운 징계를 받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당시 감사담당 간부는 『그무렵 대학마다의 잇따른 비리폭로 사태로 대학에 한해서만 49곳의 일제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벌였었다』며 『온갖 투서와 제보가 몰려 최 총장 건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정원식문교부장관은 경원대의 입시부정 적발후 이례적으로 징계지침만 내리고 조치는 김동석 당시 총장에게 일임했으며 조사착수도 예정보다 앞당기도록 지시해 경원학원 전체에 대한 특혜를 주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 또 다른 관계자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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