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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시기 현행 배당제도 문제 많다(증권 풍향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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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배당락 주가를 돌려주시오­.』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주총이 모두 끝나면서 주주들 사이에 일고 있는 불만이다. 주주들 가운데 상당수가 배당락(배당받을 것을 예상,배당금만큼 주가를 미리 떨어뜨리는 것)을 당한뒤 정작 배당은 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결산기가 지난뒤 무려 5개월을 기다려서야 배당을 받게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배당금의 지급시기도 너무 늦다는 주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회사에는 법인세,주주들에게는 배당소득세를 물리는 것이 「이중과세」가 아니냐는 해묵은 지적도 새삼 제기되고 있다.
○배당락후 배당못받기도
▷배당방법◁
배당락은 배당금만큼을 주가에 반영(하락)시키는 것으로 12월 결산법인들의 경우 12월말을 기해 실시된다.
문제는 12월말에는 아직 주총이 열리지 않았고(주총은 다음해 1∼3월중 열리게 돼있음) 배당률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배당락 규모를 정하기가 어렵다는 것.
이 때문에 현재는 전년도의 배당률을 준용하고 있어 지난해말의 경우 91년도에 지급됐던 배당금만큼 배당락이 이루어졌었다.
그런데 경기침체로 지난해의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환된 기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번 주총에서 무배당을 결의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먼저 배당락을 당한뒤 고대했던 배당은 받지 못하게 된 셈이다.
예컨대 91회계연도에 주당 1백원(2%)의 배당을 실시했던 회사가 이번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을 경우 주주들은 지난해말 주가가 주당 1백원씩 인하 조정되는 배당락을 당해야 했으나 정작 배당은 받지못해 주가하락을 복구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12월 결산 상장사(4백95개사)중 91년에는 배당을 실시했다가 이번에는 실시하지 않은 회사가 무려 48개사나 된다.
반면 91년에는 배당을 못했다가 이번에 배당을 하게된 회사도 12개사에 이르는데 이들 회사의 투자자들은 지난해말 배당락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이번에 배당금을 타게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적자가 나 배당을 못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당해 연도의 배당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배당락제도 자체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산 5개월후 실제배당
▷배당시기◁
배당금의 지급시기에도 문제가 있다.
현행 상법은 ▲결산기말후 3개월안에 주총을 열어 배당률을 정하게 돼있고(3백54조) ▲주총후 두달안에 배당금을 지급케 돼있다(4백64조).
따라서 3월말쯤 주총을 실시하면 5월말쯤 배당금을 지급해도 되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배당락을 당한뒤 5개월이나 지나서야 배당금을 타게되는 셈이다.
실제로 이번 12월 결산 상장회사들의 경우 지난 2∼3월중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는 74개사에 불과했고 4월에 1백65개사,5월에도 2백18개사나 예정돼 있다.
한편 회사의 당기순익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한뒤 세후순익중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배당금에 대해 다시 배당소득세(소액주주기준 21.5%)를 물리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다시 일고 있다.
○배당률부터 먼저 정해야
▷개선방안◁
실제로 상장사협의회가 최근 2백69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행 배당제도의 문제점으로 『배당률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락을 먼저 실시하는 것』(61.8%)과 『배당락∼배당금 지급시기 사이가 너무 길다』(21%)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예상배당률을 주총이 아닌 이사회에서 결의,결산기말전에 먼저 공시한 뒤 이를 기준으로 배당락을 실시하거나 ▲주총에서 배당률을 정한뒤 배당락을 실시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중 특이업체
▲91,92년 연속 무배당(41개사)=금성통신·국제상사·럭키금속·부산중공·대한모방·서울교통·한일합섬·삼진화학·효성물산·동양고속·천일고속·태화·대동화학·한진해운·연합전선·한국전장·진로종합식품·보해양조·한보철강·진흥기업·삼미특수강·라이프주택·삼익주택·한양·태평양패션·동일패브릭·세일중공업·우진전자·한주전자·동원·공성통신전자·서울식품·한독·대원제지·로케트전기·KYC·영우통상·광림전자·조영상사·원림·동국종합전자
▲91년 무배당,92년은 배당(12개사)=동양맥주·금호·한창·대림요업·우성식품·대우정밀·부흥·대성탄좌개발·삼호·삼익건설·대영전자·제일정밀
▲91년 배당,92년은 무배당(48개사)=한국종합기계·삼희통운·영풍산업·두산산업·두산종합식품·삼성항공·쌍용자동차·대우중공업·경인에너지·두산유리·화승실업·동부화학·두산음료·대한펄프·호남식품·범양식품·쌍용정공·해태유통·호남석유화학·동아정기·삼립식품·한일양행의약품·극동제혁·태평양종합산업·삼미·근화제약·유성·삼미기업·대아리드선·대전피혁·해태전자·우성산업·태평양제약·대동·세풍·도신산업·청산·삼보컴퓨터·삼익공업·대붕전선·고니정밀·금강피혁·사조산업·대영포장·명성·삼익악기·태영판지·부산신철.<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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