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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예스」는 「노」의 뜻도…”/클린턴 메모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언론들 가십처리… 관방장관 “불쾌”/“예의범절 주석단 것”궁색한 변명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게 『일본인의 예스는 종종 노를 의미한다』고 충고한 클린턴 미 대통령의 메모내용이 일본에 알려지자 일본정부와 언론들은 이를 해프닝으로 취급,크게 문제삼지 않았으나 당황한 미국은 일본에 대해 공식사과 등 사태진화에 애쓰고 있다. 고노 요헤이(하야양평)관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메모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실을 알고있지 않다』며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예스가 노를 의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있을 수 없다』고 답변,불쾌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한편 일 언론들은 이 문제를 대부분 가십정도로 다뤘으나 산케이(산경)신문은 4단 크기의 메모사진을 칼러 4단으로 실어 비중을 뒀다.
문제의 발단은 캐나다 밴쿠버의 지방방송인 CKUV­TV가 미­러시아 정상회담 장소에서 회담내용을 적은 메모용지를 발견,이를 보도하면서 비롯됐다. 이 방송이 단독 보도한 회의 메모에 따르면 클린턴대통령은 『일본인이 「예스」라고 말할 때는 자주 「노」를 의미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인에게 귀하와의 관계에서 그처럼 행동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옐친대통령에게 충고했다는 것이다. 이 메모지는 지난 3일 미­러시아 회담이 열렸던 레스토랑의 한 종업원이 회담후 회의장에 들어갔다가 옐친대통령이 앉은 뒷좌석에서 발견했다.
메모내용이 문제화 되자 조지 스테파노풀로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아침 정례기자회견에서 회의 메모 보도와 관련,『미야자와기이치(궁택희일)총리가 러시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 대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였다』고 해명하고 『이 메모는 일본을 신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완전히 오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기자단이 이에 대해 재차 다그쳐 묻자 『일본인의 예의범절에 관해 약간 주석을 단 것일뿐』이라고 궁색하게 변명했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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