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사대표가 “툭 터놓고 얘기”/임금협상 기법을 배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노동교육원 강좌 갈수록 인기/수료후 극한분쟁 거의없어/입교신청 경쟁률 5대1
「분쟁없는 임금협상기법을 배우자」­.
노사가 한발짝 양보하는 평화적 임금교섭관행 정착을 위해 한국노동교육원(원장 조철권)이 개설한 임금교섭실무과정반 입교를 희망하는 노조·사용주가 갈수록 늘고있다.
해마다 되풀이 되곤 했던 파업·직장폐쇄의 악순환이 노사 모두에게 타격만 안겨줄 뿐이라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앞으로는 이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노조·회사간부가 숙식을 함께하면서 서로 입장을 바꿔 벌이는 모의임금협상 등을 통해 합리적 합의점을 찾아 냄으로써 산업평화를 정착시키자는 분위기가 성숙돼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 임금교섭실무과정에 입교를 신청한 업체는 5백여개업체.
그러나 교육시설 수용능력부족으로 20%정도인 1백2개업체 1백94명의 노사대표만 입교했고 지난해에도 4백여개 업체가 지원했으나 1백2개업체만 입교했다. 노사공존을 위한 임금교섭실무과정에 참석한 노사대표들은 ▲93년도 임금교섭환경분석 ▲임금관리와 지급체계 ▲임금교섭 사례연구 ▲임금교섭법규 연구 등을 통해 임금교섭을 앞둔 사업장에서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없이 합의에 이르는 협상방법을 터득한다.
사용자측은 회사의 경영상태를 솔직히 공개해 상호 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노조측은 회사의 경영실태를 정확히 진단해 합리적 수준에서 인상안을 결정하는 화합분위기 조성이 교육의 목적.
지난 91년부터 실시한 임금교섭실무과정에는 모두 3백70개회사 1천1백78명의 노사대표(노조측 4백90명,사용자측 6백88명)가 참석,교육을 받았으며 교육이수후 파업 등 극한적 분쟁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교육원관계자의 설명.
2년째 교육에 참석한 (주)고려종합운수 이대규노조위원장(39)은 『노조결성후 한때 임금협상에 관한 노하우가 없어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사용자측과 심한 갈등을 겪기도 했으나 임금교섭실무교육 이후 분쟁없는 협상분위기가 정착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구미공단의 우진기업 김광종사장(34)은 『임금협상때마다 비생산적으로 소모되는 시간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교육을 받았는데 교육과정에서 우리회사에 맞는 생산적 임금협상방안을 나름대로 체계화했고 근로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수 있게 됐다』고 교육의 효과를 전했다. 한국노동교육원 황하천교육부장(49)은 『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실제 임금협상때 교육효과가 나타나 매년 교육희망업체가 늘고 있으나 예산이 한정돼 있어 신청업체를 다 받을수 없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이철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