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의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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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나라당 경선 후보 검증청문회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상당 부분 밝혀졌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나름대로 성의껏 해명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적지 않다.

◆박 후보 "결재선상에 없었다"=박근혜 후보는 10.26 사태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이 그동안 알려졌던 9억원이 아니라 6억원이라고 해명했다. 또 80년대 초 살았던 성북동 주택을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무상으로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등기부에 '증여'가 아닌 '매매'로 박 후보가 이 집을 취득한 것처럼 돼 있는 데 대해선 "(신 회장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해 믿고 맡겼기 때문에 어떻게 기록됐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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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영남대 재단 비리 관련 '4인방'으로 거론되는 김정욱씨 등 네 명을 직접 임명했다는 의혹에 대해 "결재선상에 있지 않았다"고만 주장했다. 특히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이 당시 비리 의혹을 주장하는 확인서를 검증위에 제출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전 총장은 현재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고 떠넘기려 했다. 이에 대해 검증위가 김 전 총장이 88년 당시 영남대학 신문에서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고 지적하자 "부정입학 문제는 (총장인)그분의 책임인데 저에게 떠넘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 후보 "20년 전 자금출처 밝히기 힘들 것"='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의 경우 ▶처남 김재정씨와 맏형 이상은씨가 85년 이 땅을 산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95년 땅을 포철에 판 뒤 매각대금 분배가 이상한 점이 질문의 초점이었다. 그러나 이 후보는 "20년도 넘은 일에 대해 밝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 알 수 없다'는 기존 해명만 반복했다. 국세심판소장 출신인 김봉헌 검증위원이 "평생 조세실무를 한 나지만 이런 거래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후보가 77년 샀다가 82년 처남 김씨에게 판 옥천군 임야 50만 평에 대해선 "'마을 회관을 지을 자금이 필요하니 땅을 좀 사 달라'는 이장의 부탁으로 오지의 험한 땅을 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땅을 처남 김씨에게 자신이 산 가격보다 싸게 판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처남에게) 팔아 달라 했는데 팔 수 없게 되자 자기 이름으로 바꿔 놓은 것 같다"며 얼버무렸다.

처남과 맏형이 대주주인 다스에 대해서도 '자주 방문하긴 했지만 자신의 회사는 아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검증위원들은 이 후보가 출마한 각종 선거에 다스의 직원들이 동원되었던 사실에 대해선 질문하지 않았다. 다스의 계열사 홍은프레닝이 서울 강동구 성내동 땅을 살 때 특혜나 정보를 주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서울시장 때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한 시기인데 그 정도로 어리석진 않다"고 말했다.

민동기.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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