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의원 소유 우이동 2만여평 그린벨트 마구잡이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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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나무베고 무허대형음식점 임대/20여년 버젓이 불법영업/국립공원 개발허가도 따내/휴게소·상점 등 짓고 도로개설 공사예정/주민 “울창한 숲 망치는게 뻔한데” 우려
22일 재산이 공개된 민자당의원 가운데 김문기의원(61·강원 명주·양양·상지학원 재단이사장)의 소유인 북한산국립공원내 2만여평의 그린벨트안에서 호화판 무허가음식점이 불법영업을 계속하는 등 그린벨트 훼손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의원은 이 일대 임야 4천여평에 대한 공원사업개발허가까지 따내 수십년된 나무들을 베어낸뒤 조만간 개발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그린벨트파괴」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김의원은 67년부터 통일주체국민회의대회의(종로구)으로 있던 70년대초까지 그린벨트지역인 서울 우이동 산8의 5,산8의 15,224,227 등 18필지 2만5천5백여평을 평당 1백∼2백원에 구입했으며 이곳은 현재 평당 1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본사취재팀 확인결과 이 일대에선 대중음식점 영업행위가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점 3곳이 평상·파라솔 등을 설치해 놓고 20여년동안 불법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27일대 1천여평 규모 「라이온스 파크」의 경우 김씨가 국제라이온스클럽 한국연합회회장에 취임한 83년부터 음식조리용 가건물·주차장·간이화장실 등을 갖춰놓고 각종 조리음식을 팔고 있다.
특히 이 업소에는 조경용 대나무밭에 높이 1m·길이 20여m의 화강암축대는 물론 물레방아·양어장 등 호화판 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공원휴게실」(216의 7)·「샘터가든」(산9의 3) 등도 무허가 가건물을 지어놓고 닭도리탕을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소 주인들은 『김의원과 무관하게 영업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김의원측의 묵인·방조하에 이같은 불법영업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다른 업소 주인들은 『김의원측의 대리인 「권할아버지」가 이들 업소들로부터 임대료를 받아왔다』며 『라이온스파크 정도 규모면 연간 1천만∼2천만원은 줘야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가끔 당국의 단속이 나와도 김의원 소유 땅의 업소에 대해서는 처벌이 약하다』며 이때문에 임대료도 다른 곳보다 비싸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또 88년초부터 산8의 5일대 등 4천여평 부지에 대한 상업시설 공원사업을 추진,91년 3월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부터 사업승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개발계획에 따르면 총사업비 12억4천여만원을 들여 음식점·휴게소·상점 등 건물 17동을 짓고 이들 건물을 잇는 연결도로를 개설한다는 것이다. 김의원측은 이 개발계획의 허가시한이 올해 12월말로 돼있어 이 일대에 대한 공사를 곧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착수되면 상업시설건축을 위해 이 일대에 심어져있는 20∼50년생 소나무 수천그루가 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주민들은 『주거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그린벨트지역에 어떻게 유원지개발허가가 났는지 모르겠다』며 『개발을 빌미로 수십년된 아름드리 산림자원이 무더기로 잘려나가고 유람객들로 교통혼잡이 벌어질 것이 뻔한데 당국이 앞장서서 훼손을 부추기는 셈이 아니냐』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봉화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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