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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화 농산물도 유명상표시대… 「풀무원」이 선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사람들은 익명성이 보장될 때, 즉 어떤 행동을 해도 책임이 돌아오지 않을 때 가장 위험하다고 한다.
이는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제조회사의 전화번호가 없거나 상품명조차 없었던 제품들이 많았고, 이런 제품일수록 불량품 또는 변질·유해성분시비가 일기 일쑤였다. 국내 소비자들의 대기업제품 또는 유명상표 선호경향이 강한 것도 과거의 이같은 경험 때문이다.
최근 상표와 바코드까지 부착, 이른바 브랜드화시킨 달걀· 김치· 콩나물등 식료품과 농산물, 심지어 장미꽃까지 슈퍼나 편의점에서 각광받고 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브랜드화가 안된 식료품과 농산물이 안좋다는 말은 아니다. 이들 제품들은 공산품이 아니어서 규격화·사후관리가 어렵고 재래적인 방식에 의해 생산, 유통되다 보니 최근 수년전까지 괜히 단가만 비싸지는 브랜드화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어엿한 중견식품회사로 자리잡은 풀무원식품은 바로 이 틈바구니를 헤집어 오늘날 식료품과 농산물의 브랜드시대를 선도하며 급성장한 기업이다.
84년 국내최초로 두부 한모씩을 낱포장한 풀무원두부를 내놓았을때 업체 사람들은 하나같이 코웃음을 쳤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돈 몇십원 더주더라도 풀무원두부만를 찾았다. 가뜩이나 신문지상에 곧잘 재래식료품의 변질기사가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상표명을 붙여놓으니 왠지 믿을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후 풀무원은 콩나물· 배추· 된장· 고추장· 국수등 브랜드와는 관계없어 보이는 제품들을 하나하나 브랜드화시켰고 이과정에서 자사의 매출 외형이 8년만에 1천배 신장하는 신화와 함께 마키팅에도 「브랜드화전략」 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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