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공장 수준이던 한국 방위산업 글로벌 파워로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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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공장'에서 '글로벌 파워'로….

미국의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가 16일 한국의 방위산업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잡지는 "한국의 방위산업이 자체 기술로 세계 정상급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파워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무기의 부품을 공급하거나 위탁생산 기지로만 알려져 온 과거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KT-1 웅비' 훈련기와 'XK-2 흑표' 탱크를 최근 치열한 경쟁 끝에 터키에 수출하기로 한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두 건을 합칠 경우 금액은 5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잡지는 XK-2 탱크의 경우 미국의 M1A2 SEP 탱크와 프랑스 르클레르와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훨씬 싸다고 말했다.

디펜스 뉴스는 한국 방위산업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과거 수의계약으로 따냈던 대(對) 인도네시아 무기 수출 때와 달리 이번 터키 수출 건은 세계 유수 업체들과 경쟁해 따냈다는 점에서 특히 평가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2003년 KT-1 12대를 구매한 인도네시아는 8대 추가 구매를 검토하고 있으며, 멕시코와 과테말라도 KT-1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초음속 훈련기 T-50도 관심 대상이다. 이 훈련기는 50~60대를 구매하려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를 놓고 이탈리아의 아에르마치 M-346과 영국 BAE시스템 호크-128과 현재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성사되면 수출액이 14억 달러에 이른다. T-50은 미국과 그리스.싱가포르 시장도 노리고 있다. 잡지는 K-21 보병장갑차와 K-9 자주포, 군함과 잠수함, 크루즈 미사일 '해성'과 휴대용 미사일 '신궁'도 수출길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의 주요 방산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무기 수출은 앞으로 3~4년 내 지금의 네 배인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디펜스 뉴스는 전망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 방산제품 수출이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3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디펜스 뉴스가 이날 발표한 세계 100대 방위산업체(지난해 매출액 기준)에는 한국 기업이 두 개 포함됐다. 한국항공산업이 79위, 로템이 93위였다. 미국의 록히드 마틴(361억 달러)이 1위를 고수했다. 2위는 보잉으로 292억 달러였다. 100대 기업 중에는 미국 기업이 41개를 차지했으며, 일본 기업은 미쓰비시중공업.가와사키중공업 등 9개였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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