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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 해체 이후 독립선언/러서 지원 그루지야 반발/아브하지아 사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러시아­그루지야전으로 비화우려를 낳고있는 아브하지아 사태는 아브하지아가 지난해 7월 탈그루지아 독립을 선언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아브하지아는 91년말 소련해체로 아브하지아의 그루지야 편입이 원인무효 됐다며 독립을 선언,이를 저지하는 그루지야 정부군과 무력충돌을 빚어오고 있다.
카프카스산맥과 흑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면적 8천6백평방㎞,인구 53만명의 아브하지아는 8세기부터 17세기까지 독립왕국을 이뤘으나 그후 오스만투르크제국·제정러시아의 지배를 차례로 받는 등 쇠락의 길을 걸어오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 이후에는 그루지야내 자치지역으로 강제편입됐다. 이후 강력한 그루지야화 정책에 따라 그루지야인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정작 아브하지아인들이 자기 땅에서 소수민족(약10만명)으로 전락했다. 더욱이 종교적으로 아브하지아인들이 회교도인데 반해 그루지야인들은 기독교도여서 양측간 감정의 골이 한층 깊어졌다.
이처럼 민족전과 종교전의 성격이 뒤섞인 아브하지아사태가 러시아­그루지야간 무력충돌로 비화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아브하지아를 배후 지원하고 있기 때문(그루지야측 주장)이다. 러시아는 아브하지아에 수천명의 군대와 전략적으로 중요한 공군기지를 두고있는데다 러시아∼아르메니아를 잇는 간선철도가 아브하지아를 관통하고 있어 그동안 현지 러시아인과 러시아 자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그루지야군의 아브하지아 침공」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따라서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대통령이 요청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과의 정치적 협상이 모종의 타협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아브하지아사태는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직접충돌을 유도하는 뇌관이 될지도 모른다.<정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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