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제로 LG텔레콤·KTF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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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동통신 서비스시장이 연초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1일부터 '휴대전화 번호이동제도'가 실시되면서 통신서비스 회사들 간의 고객 빼앗기 결과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 제도는 새로 휴대전화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사업자에 관계없이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받게 되며, 기존의 사용자가 자신의 번호를 유지하면서 사업자만 바꿀 수도 있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1~5일 SK텔레콤의 고객 4만여명이 LG텔레콤과 KTF로 서비스 회사를 옮겼다. 이처럼 많은 가입자들이 일시에 회사를 바꾼 것은 LG텔레콤과 KTF가 실시한 '서비스요금 약정할인제'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약정할인제는 특정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를 18개월 이상 쓰겠다고 약속하면 사용 기간과 금액에 따라 이용료를 깎아주는 제도다.

특히 LG텔레콤이 약정할인제와 번호이동성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약정할인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데다 지난해 9월부터는 무선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뱅크온'서비스까지 선보이자 회사의 신규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6만4천여명, 12월 2만8천여명이 늘었다. 주가도 상승세다. LG텔레콤의 주가는 5일 3% 오른 것을 비롯해 4일 연속 상승했다. KTF도 새해 들어 가입자가 1만4천여명이 늘면서 주가도 최근 3일간 8% 이상 올랐다.

그러나 약정할인제에 따른 번호이동 효과는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가 회사 간의 형평성을 고려, 5일부터 SK텔레콤에도 약정할인제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할인폭은 조금씩 틀리지만 세 회사가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의 고객이 LG나 KTF로 급격히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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