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테러리스트 자칼 "알카에다는 프로 정신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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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전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였던 카를로스 자칼(57.사진)이 "알카에다 등 오늘날의 테러리스트들은 프로 정신이 없다"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테러리스트인 자칼의 본명은 블라디미르 일리히 라미레스 산체스다.

프랑스 파리 동부 클레르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자칼은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테러리스트들은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그는 "나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기지 않는다"며 "사람을 죽여야 할 경우 냉정하고, 단순한 방법으로 고통을 최소화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과체중과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자칼이 테러 활동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14살 때부터 싸워 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자칼이 8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칼은 1994년 프랑스 정보요원들에게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기까지 암살과 납치, 폭탄 공격 등으로 20년간 악명을 떨쳤다.

그는 7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장관 11명을 납치해 몸값으로 약 1000만파운드(약 180억원)를 받는 등 세계를 무대로 테러 활동을 벌였다.

그가 20년간 잡히지 않고 활동한 데는 무하마드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옛 소련 등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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