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보선정국/“최대 승부처” 광명 여야 거물 물색

◎사하·동래는 “누가 여 공천” 더 관심
4월중순께 시행될 경기 광명시와 부산 사하·동래갑구 등 3곳의 보궐선거에서 여야는 대선후 첫 민의의 심판을 받게 된다.
비록 지역선거라고는 하지만 보궐선거에는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어서 민자·민주당은 적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 과거 동해시에서의 후보매수사건,충북진천­음성에서의 군소야당(구민주당)의 승리같은 파문과 이변이 발생할 소지는 언제든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새 체제로 갓 출범한 마당이라 부담이 특히 더하다.
○…민자당은 『새 정부 출범후 첫 선거인 만큼 가장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하라』는 김영삼대통령의 주문대로 이번 보선을 개혁의지의 실험대로,돈안드는 정치의 모범사례로 삼을 작정이다. 지난날처럼 물불 안가리는 식의 거당적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끝까지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번 주중 3개지역을 대상으로 공천희망자의 공개접수후 오는 20일 전후해서 공천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야당세가 강한 광명시가 민자당의 골칫거리다. 공천기준과 관련,최형우사무총장은 『깨끗한 선거를 지향하되 공천만큼은 여론조사 등 여러 채널을 동원해 당선위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택대표체제로 새단장한 민주당은 「광명압승,부산선전」을 목표로 대비를 시작했다. 이 대표로서는 전당대회에서 힘겹게 이긴 후 지지도를 시험받는 첫 무대라 공천과정부터 공을 들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민자당과 달리 광명은 희망자간 경합이 치열한 반면 30%선 득표를 바라고 있는 부산은 그럴듯한 후보자가 나서지 않아 애먹고 있다. 민주당은 그러나 김대중씨 은퇴­이 대표의 등장으로 이미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지역의 당에 대한 거부감이 대폭 희석되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변창출」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14대총선당시 광명시에서는 국민당(윤항열의원·작고)이 5만3천2백표,민주당(최정택위원장)이 3만8천2백표,민자당(김병룡위원장)이 2만8천6백표씩을 각각 얻었다. 3등을 한 민자당의 김 위원장은 이미 보선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의 장남 은호씨가 대물림 여당공천을 바라고 있으며 통일민주당시절 위원장이던 노병구상무위원이 매일 아침 최형우사무총장의 성산동자택에 문안다니면서 민주계인 자신이 공천받기를 희망중.
김의진변호사,학원을 경영하는 차종태씨도 경합하고 있다. 김원기민주당최고위원과 동서지간인 김선홍기아자동차회장이 한때 대상에 올랐으나 본인은 적극 부인. 이들 자천타천 후보중 어느 누구도 아직 민자당지도부를 만족시키지는 못해 거물급 영입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차점자인 최정택위원장과 최근 사면복권된 여익구당무위원,배기운 당총무국장,연청중앙연수원장출신의 김현철씨 등이 공천을 노리고 있다. 이중 최·여씨는 광명시에 상주하면서 벌써부터 홍보물을 돌리는 등 일찌감치 달아 올랐다. 중선거구제이던 12대때 광명(당시 시흥군 일부)에서 1등했던 이석용대표비서실장과 박용숙 전최고위원도 입에 오르내리며 노무현최고위원의 투입론도 나오고 있다.
○…광명시에 비하면 부산의 사하·동래갑 지역은 누가 여당공천을 받느냐에 더 관심이 쏠릴 정도. 민주당에선 최고위원경선에서 의외의 고배를 마신 김정길 전의원과 노무현최고위원을 각각 사하와 동래갑에 내보내 「대도박」을 걸자는 의견도 많다. 민자당의 경우 동래갑과 사하는 박관용대통령비서실장과 서석재전의원의 의중이 절대적인 관건이라는 후문. 14대총선 당시 서 전의원(무소속출마)의 당선을 위해 눈가림식 출마를 했던 이재국씨가 이번에도 서 전의원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김 대통령의 보좌관출신인 박종웅·김무성청와대비서관도 뜻을 두고있다. 김 대통령의 의원시설 지구당 사무국장을 지낸 김종순 당부산시지부사무처장도 유력한 대상.
동래갑은 강경식 전재무장관·이상희전과기처장관·박일근부산대교수 등 중량급들이 거론되고 있어 의원직을 내놓은 후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후보를 희망해온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을 애타게 하고 있다. 박 실장은 동래고출신의 젊은 부산대교수를 적극적으로 추천중이라는 소문.<노재현기자>